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조그만 키티 알람시계는
내가 시키지도 않은짓을 줄곧 하는데
매 정시가 되면 '삐~~익' 하고 알려주는것.
음. 그 소리가 흡사 핸드폰의 메세지 수신과 같아서
처음엔 종종 속아넘어가 짧은 기대와 실망이 교차되는 수고를 하곤했지.
목욕을 한후 맞은 한파는 어제의 추위보다도 더 강력해서
기껏 신림동한번 갔다온것 뿐인데도 감기기운을 느꼈지모야.
잊지않던 목도리까지 하지않은터라 특히나 목에 한기가 와.
충혈된 눈도 오랜만이고. 집에오면 곧장 쓰러지리라 마음먹었는데도
나. 다시 2시의 '삐~익' 소리를 듣고 말았어. 흑 T.T
친구에게 얻은 나모에디터도 봐줘야하고.
거금을들여 산 토플책(윽..책만 몇권이냐..책만 몇권이야..--;)도
끄적여 줘야하는데..
여행의 뒷꼍에 몰아놓은 여러 정리들도..
여기저기 건드려 놓은 전공서적도 이젠 차근히 돌아봐야하고.
무엇보다. 이젠 정말 정해버린 내 계획에 대해서도./
사람은 때로..
한걸음 물러절줄을 알아야한다고 누군가 그랬던가.
아니. 내 신조는 그것이 아니었다. 정말 원한다면 나아가야 하는것을.
그러기에 비록 실패가 엄습해와 덮쳐버린 그순간에도 후회가 없도록.
내 결정에 후회가 없을것이다! 자신있게 말하는 사람.
정말 그러하니? 자신할수 있니?
니가 어찌할수없는 상황에서 너는 너의 힘으로 온건히 자립할수있다고
믿니? 아니. 아직은 아니야. 아직은 제아무리 홀로 서있다 큰소리쳐도
누군가의 언덕위에 있을수밖에 없다는것 모르겠니. 그언덕이
너무나 굳건해서 사실 네눈앞에 가리개를 쳤을 뿐이야. 그래서 나는
가리개도 없고. 언덕도 없는. 아무도 없는 초원에서 서고싶어.
내가 꿈꾸는 곳. 지평선이 보이는 그사진속 초원을 꿈꿔.
그러기에 난 물러서야만 할것같아. 왜냐면. 그래야 내 터전을 마련하니까.
지금은...조금 힘이들어.
이제 곧 내 꿈결은 끝이나고.
정신없이 달려가야할 한겨울의 회오리처럼.
나는 다시한번 뛰어야 할테고.
하지만. 물러섬은 포기가 아냐. 내삶은 그리 짧지않으니.
그래도 알아. 나는 매우 늦어질것이라는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