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게 재검 받고 보충역 판정받을 거라고 이야기했더니
반응이 상당히 안좋다. 현역 1급 달고 병역 특례 받으면
될것을 뭐하러 4급 받고 병역특례하냐고 되묻는다.
일단 내가 현역 T/O를 쥐고 있으면 내 입사동기가 1년을
더 기다려야 하고, 나 역시도 혹시라도 회사를 옮길 때
보충역이 현역에 비해 훨씬 더 낫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런 이야기는 안했지만, 보충역은 적어도 전시에 총들고 전선에
투입되지는 않지 않는가. (--;)
아무래도 아버지 세대는 신검 판정이 사회에서 꽤 많은 것을
차지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일까. 난 이런 말도 함께 곁들였다.
요즘 세상에 보충역, 면제가 잔뜩이고 사회 생활에서 불이익을
받는다거나 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항변했다.
그래도 아들이 1급 현역이었던 게 자랑스러웠기 때문일까.
난 내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결국 이렇게 덧붙였다. 차라리
그럼 병역특례는 뭐하러 하고 왜 찬성하셨냐고. 아예 땅개로
가서 열심히 구르다오면 될 것을. 그럼 더 자랑스럽게 생각하셨을
거냐고. 차라리 해병대라도 자원할까요... 라고.
결국 장시간 아버지와 나의 격한 대화는 결말없이 끝났다.
모르겠다. 갑자기 배부른 걱정인지 모르겠지만.
P. S. : 내가 1급 현역에서 4급 보충역 판정 받는 게 바보 같은
일인가? 혹시 이 글을 보는 사람중에 그렇게 생각한다면
이유라도 좀 알려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