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처) 문화일기 165 天旋地戀

작성자  
   achor ( Hit: 198 Vote: 1 )

+ 天旋地戀, 1998, 영화, 중국(홍콩)

지난 크리스마스, 난 까닭 없이 아주 슬픈 멜로영화를 보
고 싶었었다. 아주 슬픈 홍콩영화를 한 편 보고 난 후 펑펑
울고 싶었던 것인데 특별한 이유가 없었음에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모든 일에 적당한 이유가 항상 존재하고 있는 건
아니니 말이다. 그런데 그 무렵 극장가에는 여고괴담 2, 같
은 공포물, 혹은 Toy Story 2, 같은 유치한 애니메이션, 아
님 007, 같은 식상한 액션물이 전부였으니 참으로 난감한 일
이었었다.

그리하여 고른 것이 바로 이 天旋地戀,이라는 (자칭) 화제
의 극장 개봉 비디오였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영화는 예
상과 달리 전혀 슬픈 쪽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아주머니의
심금을 울리는 최류성 멜로영화는 몇 년 전 한국의 영화계에
만 존재했나 보다.

영화는 일본에서 살아가는 홍콩 젊은이들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였다. 학업 때문에 일본으로 떠난 애인과 일 때문에
일본으로 떠난 불알친구의 사랑, 다시 말해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 같은 이야기였다.

홍콩에 남겨진 그는 아주 유능하고 성실한 회사원이고, 일
본으로 떠난 애인 역시 아주 똑똑한 학생이었지만 그 불알친
구는 만화가 지망생으로 별 가능성도 없고, 또 특별히 삶에
대한 의식이 투철한 사람도 아닌 일반적 견해로는 다소 쓰레
기 같은 사람이다.

그렇지만 그녀는 건실한 그 대신 껄렁한 그를 택했다. 그
리하여 이름도 화려한 天旋地戀인가 보다. --;

일본 거주 홍콩인들의 세계가 너무 좁았나 보다. 다른 세
계로 뻗어나갔더라면 비극은 안 일어났을 것을.

그렇지만 알지 않던가. 사랑은 의지가 아니다. 내가 그 여
자를 사랑해야지, 결심하고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
게, 아무런 의지도 없이 마음이 흐르는 거다. 그리하여 사랑
의 마음은 그대로 내버려두는 게 제일인 것 같다. 마음이 행
한 선택이라면 친구의 애인이건 다부다처제건 무엇이든 흐를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갈수록 인간의 자연스러운 마음에 대한 신용은 떨
어져 간다. 동물과 같은 자연스러운 마음, 곧 기본적인 본
능, 욕구대로 살아가는 게 神이 정해놓은 선은 아닌가 보다.
그렇지만 어쩌면 그런 모든 인위를 벗어나야지만 선을 선으
로 알아볼 수 있는 안목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지금 우리는
이미 선을 벗어난 세상의 도덕 속에 살고 있어서 진정한 선
을 악으로 오해하고 왜곡시키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홀로 남겨진 그도 옥보단,의 주연배우 서기를 만나
다시 새로운 사랑을 찾아 다행이다. 그런데 서기, 옥보단에
선 정말 가슴 큰 글래머였는데 이상하게 이 영화에서는 작아
져서 다소 의아했었다. --;

achor Webs. achor


본문 내용은 9,148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Post: https://achor.net/board/c44_free/26565
Trackback: https://achor.net/tb/c44_free/26565

카카오톡 공유 보내기 버튼 LINE it! 밴드공유 Naver Blog Share Button
Please log in first to leave a comment.


Tag


 28156   1482   150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수
*   댓글들에 오류가 있습니다 [6] achor 2007/12/0856058
25325   [가영] 허니~~~ 방가여~ ^^* anitelk 2000/02/13185
25324   [쩡허니] 취중진담-약속의 의미.. elf3 2000/02/12179
25323   [마린] 쩡허니님 방가~~~ sosage 2000/02/12149
25322   [쩡허니] 빠샤!!또 나왔다!! 아~~싸~ beji 2000/02/12200
25321   [야혼] 친구.. yahon 2000/02/12199
25320   (나야..) 파랑새 고야 2000/02/11183
25319   [롼의엄선글] 엽기적인 그녀 2부 - 14 elf3 2000/02/11204
25318   [롼의엄선글] 엽기적인 그녀 2부 - 13 elf3 2000/02/11201
25317   [롼의엄선글] 엽기적인 그녀 2부 - 12 elf3 2000/02/11182
25316   [롼의엄선글] 엽기적인 그녀 2부 - 11 elf3 2000/02/11182
25315   [롼의엄선글] 엽기적인 그녀 2부 - 10 elf3 2000/02/11196
25314   [롼 ★] 친구찾기 elf3 2000/02/11180
25313   [엘프] 신림과 신촌.. 사이.. elf337 2000/02/11190
25312   [미니96]오랜만이네요 maisn96 2000/02/11211
25311   (아처) 문화일기 166 the Beach achor 2000/02/10198
25310   (아처) 문화일기 165 天旋地戀 achor 2000/02/10198
25309   [Satomi] 제목 무시...no.2 파랑사탕 2000/02/10197
25308   [주연] 경과 (5) kokids 2000/02/10196
25307   [두목★] 연화님~ 답변... elf3 2000/02/10180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155     

  당신의 추억

ID  

  그날의 추억

Date  

First Written: 02/26/2009 00:56:26
Last Modified: 08/23/2021 11:46: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