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에 들려 아는 형의 부탁으로 애니메이션 CD를 산다고 조금
늦었다.
- 누군가의 말처럼 절대 음란물 아니다.
그런건 돈 주고 안산다. 직접 제작(?)하지 ....
오해말길 직접 찍는다는건 아니고 ... -.-;;;;
게다가 그런건 강도가 약할껄... 아마 ....
인간이 살면서 편의성만 생각하다보니 지하철을 타지 않고 그 막히는
길에 덜컥 택시를 탔다.
미쳤지... 수억 깨졌다. 쩝... -.-
게다가 CD산다고 돈을 다 써버려 지갑엔 택시비 달랑 있었다
가까스로 10시되기전에 현금 찾았다.
자칫했다간 회사 모씨 처럼 차비 없어 울산 못 갈뻔했다.
아... 카드 있구나 :)
준비성이 부족한터라 표도 구해 놓지 않았다.
- 그나마 16일 비행기표는 인터넷으로 예매해 뒀다
고속버스터미널에 가니 꽤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고 11시 50분
에나 버스가 있다고 전광판에 나왔고 예매해 두지 않은 것에 한탄했지
만 요행히 반납된 11시 30분 버스가 있었고 고걸 구해서 총총히 가고
있었다.
"저 실례지만..."
30대 쯤의 아저씨가 말을 걸어왔다. 그 순간 반사적으로 뛰었다.
아마도 그동안 도나 기에 관심이 많으십니까란 자칭 도인들에게
시달려서 인지 모르겠다.
자칭 도인이나 기수련한 사람들이 내가 그런데 안갈꺼라는걸 왜
모를까... 수련을 더 쌓아야 겠어...쯪쯪쯪...
여튼 그는 "C8" 같은 상스러운 말이 나왔지만 무시하고 갔다.
정신을 차리고 곰곰히 생각하니 저 인간 저번에도 만났던 인간이다
매일 나와서 저짓하는 거야 아니면 나랑 인연이 깊은 거여 ???
그때도 지갑 잃어 버리고 이번에도 지갑 잃어버려 차비가 없는건
가 ? 우연치고는 묘하군.... 아니면 그냥 아예
"저 아저씨 저 모르시겠어요 ? 저번에 봤었는데 또 지갑 잃어 버
려서 차비 없으세요 ?"라고 물어봤어야 했는데
아냐.. 그냥 1000원 정도 주면서 그말 했으면 더 극적 효과가
있었을 텐데 말야 ^^
멀쩡한 젊은 사람이 ( 내가 보기엔 30대 초반으로 밖에 안보였다. )
구걸도 아니고 그런 사기를 치다니... 부들부들...
운좋게 11시 차 앞에서 딱 하니 버티고 있으니 두 자리가 비었고
덕분에 11시 버스를 타고 울산으로 내려왔다. 아싸리~~~~~
하지만, 코미디 같은 나의 삶이 이대로 끝나겠는가 ? 아니다.
8번 자리에서 쿨쿨 잘 자고 있었고 2시간 쯤 흘러 휴게실에서 였
다.
어떤 아주머니가 다가와서
"아저씨, 여기 제 자리인데요." 이러는거다.
사실 아저씨라고 안하고 학생이라고만 해도 괜찮았다.
아저씨가 뭐람.. 아저씨가.... 흑흑
하긴 면도 안하고 몰골도 그렇긴 하지만.. 우띠 여튼 아저씨라니
아주머니 자리는 제일 뒷 자리였고
그것도 통로가 있는 자리.... -.-;;;
자다가 급정거 하면 그대로 슬라이딩해서 앞까지 꽈당 할 가능성
이 높았다. 그러면 개쪽 판다. 사회적 지위와 체면이 있지... -.-
어쩔 수 없이 안전띠하고 의자 뒤로 젖히고 잤지
하지만 간간히 깨면 항상 차는 엄청 달리고 있고 난 완전 기구탄 느
낌이었다.
생각해 보라... 무서워서 롤러코스터 같은거 못 타는 사람이 몸 뒤로
젖히고 안전띠 메고 차가 빨리 달려 무서워 허우적 거리는 모습을 ...
그것도 반쯤 잠자면서....
보통 5시간 걸리지만 심야라 4시간 30분만에 울산에 도착했다.
아니면... 내가 자는 사이 아저씨 엄청 밟은거 아냐 -.-
민석이의 수난 시대는 여기서 끝나는게 아니다
그러면 얼마나 좋겠는가 TT
역시나 나를 반기는 우리 어머니
"우리 아들이 왔나~~~~~" (3년째 안바뀐다)
그리고 새벽 4시 50분에 아들이~~~ 막 먹이기 시작한다.
몸무게가 빠져 지금 50대 초반인지라 마른 날 보고 그러신다
"홈리스 생활이 힘들재 ?"
-.-;;;
네.. 마님 ...
추어탕, 토마토, 포도,수박까지
하지만 난 안다.
지금 이렇게 먹여도 내일 7시 30분이면 자는 사람 깨워서 밥 또
먹일꺼라는거...
아.. 민석이 수난 시대여 -.-
* 2000년 8월 12일 (토)
아침...
어머니와 타협을 잘해서 9시 30분에 대충 아침 때웠다.
1시 30분쯤 MT 후발대로 간다.
신나겠지 ^^
MT 후기는 또 갔다와서리 :)
이만 펑사~~~~~~~~
ps. 여동생이 화장하고 나간다.
아... 저래서 여자들이 화장하는구나.
다이어트 열심히 해서 살도 제법 빠졌다.
벌써 여동생이 대학 4학년이다
조금있으면 시집가겠군. 쩝...
ps. 허걱.. 지금 들리는 저 소리는 토마토 가는 소리가 아닌가
또 날 먹이려는 어머니의 음모이니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