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을 떠나 가족을 떠나 산지도 벌써 3년이 다되어 간다(960일째)
정식 입사 며칠 전부터 회사는 나왔으니 날짜로는 그 이상이꺼다.
20여년을 살아온 울산을 떠나면서 아는 사람 몇 안되는 서울로 와서 3년
반이 넘는 생활을 처음 시작할땐 참 막막했다.
하지만, 이제 이 생활도 9개월 남짓 남았다고 생각하니 3년도 참 빠르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 서울교대 근처(남부터미널역 BC 카드사 근처에 있을때)에 하숙방을
잡으면서 서울교대니까 그래도 여자들이 많겠지 했던 순진한 생각은 들어
갈때 날 환영하는건 모두 남정네들이라는 사실에 적지 않은 충격을 먹었고
전날까지 웃으며 저녁식사를 주던 할머니께서 다음날 새벽에 싸늘한 시체
로 되는걸 보고 마침 서울로 병역특례로 온 친구 녀석이랑 결국 한방으로
합치게 되었다. 그게 1997년 12월쯤 ?
정말이지 신기한건 나란 존재는 타향에 있으면서도 부모님이나 여동생이
그립다는 생각이 든적이 없다는 거다. 단지 고향에 두고온 남성 친구들,
여성친구들, 선배, 후배들을 보고 싶다는 생각뿐이더군. 쩝...
1998년 사당동 시대 !
지금 생각하면 참 많은 사건이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건 잠옷 입고 출근한 사건
당시 생생한 기록이다. 갑자기 추운건 왜지 .....
[11476] 제 목 : [돌삐] 돌삐가 잠옷을 입고 회사에 출근한 까닭은 ?
올린이 : 차민석(grime) 등록시각:98-01-19 19:05:26 읽음 : 35 받음 : 0
돌삐가 잠옷을 입고 회사에 출근한 까닭은 ?
1998년 1월 17일 돌삐는 회사 출근했다. 하지만, 중요한건 잠옷이었
다는 거다. 흑흑 TT
1월 17일. 오전 7시 30분
돌삐는 목욕탕을 간다고 쫄래 쫄래 나섰다. 돈이 1 만원 뿐이라서 그걸
들고 갔다.
목욕을 마치고 자취방에 도착했다. 문을 열려고 하니
잉 ? 웬일...문이 잠겨 있었다.
바보 같은 돌삐... TT
돌삐는 열라게 "겨울아.겨울아" 불렀지만..
하지만, 대답은 개짖는 소리 뿐이었다. 이상하다. 이 인간이 어디에
갔을까...?
자나보다. 뭐... 나중에 깰때 되면 문 열어 주겠지..
그때는 겨울이가 의식을 잃고 쓰러 졌을까 등등... 나쁜 생각도 했다.
추운 아침... 부들부들..
시간 때울려고 오락실 가니 오락실도 문 잠겨 있고
다시 들어오면서.... 약간 불길한 생각 ....
확인...보일러...
x장... 보일러가 꺼져있다. 이건 회사 출근했다는 소리다.
아뿔사 !
돌삐는 겨울이가 토요일 회사 출근한다는걸 까먹었다. 어제 주말에는 집에나
있어야 겠다는 말을 출근 안하겠다는 말로 확대 해석한 결과였다.
이일을 어쩌나...
겨울이 한테 전화 해보니 오후에나 퇴근 한다는 거다. 그때 까지 만화방에서
시간 때우라는데...
음냐냐...
5 시간 이상을 어떻게 시간 때우냐...
돌삐는 죽으나 사나 회사에 출근 하기로 했다. (돌삐는 토요일,일요일 근무안함)
언제나 처럼 87번...
하지만...으... 돌삐는 잠옷 차림... 그래도 구두는 신었다.
맨발이긴 하지만...추워...흑흑
버스에 타니... 사람들 쳐다 보는게 심상치 않았다. 에이... 난 철면피야
부들부들...............! 하지만, 쪽팔렸다.
그래도 불행중 다행인점이 빨간색 잠옷을 안 입고 잤다는 거다.
추리닝이라고 하나...여튼...사투리 같기도 하고 콩글리시 같기도 하고 일본말
같기도 하고..여튼...그런거 입고 TT
회사 무사히 도착...휴...
회사 사람들 뒤집어 졌다.
아무리 복장 자유라지만...너무 심한것 아니냐면서 TT
돌삐는 전후사정 얘기를 하고..어쩔수 없이 회사에서 일이나 하면서 시간 때우겠
다고 말했다.
쩝.. 후배 녀석들과 채팅하면서
잠옷입고 출근했다고 했는데
녀석들...무지 궁금할꺼다. 쿠쿠쿠
으..........
다시 오후 3 시나 되어서 돌아 오는길
더 많아진 사람들 틈에서 돌삐는 잠옷을 입고 쫄래쫄래 잘도 집에 갔다.
완전 개뿔도 없는 돌삐 품위 였지만 그야 말로 뭉게지는 토요일이었다.
으...................................................................!
ps. 자취생 여러분 !
밖에 나갈때는 반드시 열쇠를 들고 나갑시다 !
그외 1998년 여름 한참 물난리때 세탁기 고장나서 손빨래 하고 쌀이 썩어 밥 먹
으려고 쌀 퍼니 쌀 벌레들이 우글우글... :(
1998년 겨울쯤 될꺼다. 지금 살고 있는 봉천동으로 이사했다.
아... 한가지 빼먹은건 지금의 방돌이 마귀녀석이다.
이 녀석 역시 서울와서 참 많은 사건 있었지만 병역특례들어가기 전에 영장이
나와서 영장연기한 사건이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일꺼다. 후...
이사후 얼마뒤 회사도 우영벤처타워로 옮겼구 며칠 후 강원도 양구로 4주간
훈련을 떠났다.
그곳의 기억은 극히 추웠다는것과 내가 우리 중대 배식조 짬장을 해서 4주동
안 정말 영양보충하나 만큼은 확실히 했다는것 짬밥에 익숙해질쯤 되니까 난
지독한 감기와 황당한 몰골로 훈련소를 나왔다.
난 어릴때 부터 몸이 약해 보약으로 겨우 겨우 살았다.
특히나 계절이 바뀔때면 어김없이 감기로 고생하는데 신기하게도 서울와서는
그런게 없다
- 일부 사람들은 울산공기가 나빠서라고 하지만, 서울공기도 별반 다를게
없다.
다만 훈련소 갔다와서 거의 한달간 감기로 폐인 생활했었다. 쩝
1999년은 통신모임 열심히 한 기억 밖에 없다. 회사도 갑자기 덩치가
커졌구.
2000년 들어선 회사에서 먹고 사는 생활을 시작했다.
이건 1996년 새내기 시절 그렇게 꿈꿨던 랩실 생활에 대한 동경때문이다.
- 특히 SBS의 카이스트도 큰 영향을 미쳤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