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와 헤어질 때 마다 난 내적으로 성장함을 느껴왔다. 그저 남일
때와는 달리, 나와의 관계가 지속되면서 알 수 있게되는 그녀들의 내면
과, 시간이 흐른후에야 느껴질 수 있는 상대에 대한 편함 속에서 비로
소 드러나는 행동 양식들을 보아왔고, 또한 (내 착각이었는지는 모르지
만) 내비치지는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들이 내 권태에 대하여 반응
하는 행태를 느껴왔다.
그리고, 지금껏 나는 그러한, 일종의 사람을 대상으로 하여 배워지는
것에 대하여 약간의 죄의식을 느껴왔었는데, 그것은 근대 사회의 경제
법칙인 제로썸 원리에 의거한다.
zero sum.
+10 이 있으면 -10 이 있어야만 한다는, 즉, 내가 10 만큼의 이윤을 얻
었다면, 다른 그 누군가는 10 만큼의 손해를 보게 된다는 제로썸 원리
는, 내가 그녀들로부터 배워낸것이 그녀들로부터 무엇인가를 뽑아내어
버린게 아닌가 하는 것이었는데,
學者의 길을 걷는것도 아닌 주제에 교수의 말을 인용하는것이 내 스스
로 옴팡 우습기는 하지만서도, 2001년도 개강 후 전공과목 교수가 양자
물리학의개론을 강의하며 했던 plus sum 의 얘기를 써먹어보자.
원래 나는 지혜롭지 못하여서 꼭 필요한 얘기는 다 흘려넘겨 버리기에,
정작 기억에 남겨야할 工學적인 내용은 전혀 아는 바 없고, 교수가 잠
시 비껴 얘기한 것들만 기억해 낸다.
과학의 발달에 따라 기존의 원리로는 더이상 설명할 방법이 없는 현상
에 부딛히면서, 기계론적 세계관이 흔들리고, 데카르튼가 뭐시깽인가의
물화론이 개소리였음이 밝혀지고, 기원전 동양 철학에서 이미 얻어진
바있는 진리를 이제서야 하나 하나 깨닫고 있다는. 그래서 모든 현상을
계산적으로 표현해내려는 뉴튼의 근대물리가 더이상 옳지만은 않다는,
뭐 그런 얘기였는데,
계산적으로 따지자면야 돈놀이의 경우와 같이 누군가 10 원을 얻었다면
, 다른 누군가는 10 원을 잃어야 이치에 맞아, zero sum의 원칙을 적용
할 수 있겠다. 이것은 사람 한 명을 각각의 개체로 인식하여, "나"의
이익을 위해서는 "남"의 가진것을 가져와야겠다는 이기주의를 발생 시
키고, 약육강식의 근원이 되었단다.
문명 이후로부터 사회의 기저에 깔린, 이러한 개체 중심의 사고방식은
결국 물질만능주의와 인간 경시, 자연 파괴 등, 오늘날의 좋지 않은 모
든 현상의 원인이 된다는데.
쓸데없군.
결국 하고싶던 말은 plus sum 을 이용한 변명이다.
만물일체론을 말하기 위해 또 잡설을 늘어놓으려면 머리가 넘후 아프겠
다.
일체론에서 zero sum 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얘기되는 plus sum 이란 내
가 10 을 얻고 다른이도 또한 10 을 얻어, 모두가 함께 이윤을 얻는다
는 얘긴데,
다시 여자친구 얘기로 돌아가서,
그렇다면 좋다. 나만 뭔가를 빨아내온것이 아니라 그녀들 또한 비록 썩
은내풍기는 나로부터였긴 했어도 뭔가 인생에 도움될 것을 얻었다면,
그것은 plus sum 이 아니겠는가 말이다.
잃은 것 없이 양 쪽 모두가 얻기만 한게 아니겠는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