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아침 출근길.
월요일과 목요일은 8시 30분에 교무회의가 있다.
그럼에도 늦장을 부리며 지하철 한켠에 앉아 여유있게 신문을 읽고있었다.
이제 꽉찬 3개월의 경력(?)을 자랑하려는 내 무모한 여유가
그리 밉지는 않다. 이왕 늦을바에야 안달하면 무엇하리.
불과 40여시간만에 장관자리에서 쫓겨난 삼일천하의
웃기는 헤프닝을 막 넘기고 경제면을 지나 부시가 선거자금을
위한 모임을 갖는다는 국제면을 읽으려던 차였다.
요염한 향기가 내옆에 느껴진다. 슬쩍.
누굴까. 빨간머리의 웨이브다. 얼핏 보이는 핑크빛 립스틱이 섹시했다.
참..비슷하다. 이느낌은....설마.....
설마가 아침부터 사람잡은 날이었다.
그녀는 바로 합정역에 살고있다는 인.영. 이었던 것이다.
인영일 지하철에서 우연히 그것도 바로 옆자리에 앉아 마주하게 되다니.
같은학교를 다니는 5년동안 한번이라도 만났었다면.
내가 합정동 근처에 살았었다면.
지하철 2호선의 뒤쪽 끝에서 타야한다는 인영의 말을 듣지 않았었다면
이렇게 반갑고 신기하지 않았을텐데.
아침부터 반가운 사람을 만났으니
오늘하루 일진이 좋을것같다.
인영이의 핑크빛 립스틱이 상쾌하다.
나와 인영이의 첫 만남이 그리 일상적인 만남은 아니었듯이.
오늘의 만남도 매우 특별하게 다가온다.
어쨌든. 모든것들은 내맘에서 만들어 지는것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