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목] 나는 짭새의 아들입니다... 작성자 오만객기 ( 2001-08-02 10:50:00 Hit: 237 Vote: 41 ) 어제 집에서 일이 있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또 언성을 높여 싸웠다... 전같으면 난 그랬을 거다... "왜 소리지르면서 싸우고 난리예요?" 그러나 어제는 달랐다... 아버지와 심각하게 말했다... "아들로 차마 할 말은 아니지만 해야겠네요..." 아버지는 아무 말씀이 없었다... 당신 아들은 짭새 아버지에 무식한 어머니 아들이라... 삼성전자 대주주의 아들에게 내 여자를 빼앗겼노라고... 내 여자를 지킬 힘도, 기회도, 능력도 없었노라고... 자식은 어떻게든 자력갱생하려 애쓰고 있노라고... 당신 덕분에 내 체중은 10kg 가까이 빠졌노라고... 내 어머니 못지않게 당신 아들 역시 아프고 힘들다고... 하지만 난 치사하게 당신께 투정부리지는 않았노라고... 왜 날 이렇게 낳았느냐고 원망하지 않았노라고... 힘들지만 당신 아들은 열심히 살 거라고... 그러니 당신 아들에게도 시간을 좀 달라고... 당신 아들도 숨기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 거고... 당신 아들도 사생활이라는 게 있는 거라고... 당신 아들이 힘들지만 힘들다는 말 하지 않는 것을 보시라... 제발 당신 두 분 생각만 하지 말고... 아들이나 다른 형제들도 좀 생각하시라... 당신들께서 갈라지는 건 상관없다... 어차피 당신들 삶이니까... 하지만 갈라서봐야 피보는 건 나 뿐이니까... 지금 생각해봐도 굉장히 잔인한 말임에 틀림없었다... 아버지는 역시나 말씀이 없었다... 난 살면서 지금껏 믿어온 것이 하나 있었다... 열심히 노력하는 자에게 돌아오는 성취의 결과... 그리고 그것은 내 삶에서나... 우리 친구들의 삶에서나... 항상 그렇게 드러나고 있었다... 싫은 것은 보지 않았다... 그냥 신경쓰지 않았다... 내 믿음만 가지고 살았다... 하지만 세상은 달랐다... 냉혹하고 지독스럽기는 어디나 같았다... 내 아버지에게 대못을 박는 말이라는 것도 안다... 하지만 난 그 말을 아니할 수 없었다... 적어도 당신들께서 살아온 세상보다도... 더 더럽고 잔인한 세상 속에서 당신 아들은 살아가고 있노라고... 나도 당신 아들이기에 당신 사랑한다고... 하지만 지금 내 상황에서... 도저히 그걸 표현하기엔... 너무나 힘이 부친다고... 아처 말대로... 까짓거, 좆 같으면 같이 죽으면 그만이다... 하지만, 죽여봐야 그들은 절대 죽지 않는다... 죽는 것은 오직 나... 그러니 나도 살아야 한다... 살아서 그 친구들의 건전한 자본주의를 지켜봐야 한다... 그리고 나 역시 내 것을 지켜야 한다... 단 한 푼의 돈이라도... 단 한 평의 땅이라도... 결국 오늘 아침... 집안에서는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조용했다... 당신께서는 당신 내자에게 더 이상 말하지 않았고... 나 역시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내 아버지와의 상처 속의 작은 화해... 그리고 그 속에서 난 결심했다... 적어도 지금의 굴욕을 잊지 않겠노라고... 더 당당하게 살아서... 내 부모의, 그리고 내 응어리를 꼭 풀어낼 거라고... 본문 내용은 8,615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Post: https://achor.net/board/c44_free/28968 Trackback: https://achor.net/tb/c44_free/28968 👍 ❤ ✔ 😊 😢 Please log in first to leave a comment. Tag 각 Tag는 , 로 구분하여 주십시오. 28156 1482 651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수 * 댓글들에 오류가 있습니다 [6] achor 2007/12/0856365 15806 [두목] 게시판 통계 이야기... 오만객기 2001/07/22226 15805 [두목] 게이오 학술회의 (1) 오만객기 2001/03/31273 15804 [두목] 게이오 학술회의 (2) 오만객기 2001/04/01222 15803 [두목] 결별, 그리고... 오만객기 2001/08/24303 15802 [두목] 계약조건... 오만객기 2001/03/24289 15801 [두목] 고이즈미 주니어... 오만객기 2001/09/09273 15800 [두목] 나는 짭새의 아들입니다... 오만객기 2001/08/02237 15799 [두목] 나의 심리 테스트... 오만객기 2001/03/08242 15798 [두목] 나의 전쟁 이야기... 오만객기 2001/08/13273 15797 [두목] 내일 만나는 거... 오만객기 2001/09/30273 15796 [두목] 다이어리 분실... 오만객기 2002/01/19421 15795 [두목] 다이어리 접수... 오만객기 2002/01/27432 15794 [두목] 두목으로서 아뢰는 글... 오만객기 2002/01/20624 15793 [두목] 문숙에게... 오만객기 2002/01/24437 15792 [두목] 문제가 되는 건... 오만객기 2001/10/08284 15791 [두목] 미국에 다녀와서... 오만객기 2001/12/16436 15790 [두목] 믿음에 관하여... 오만객기 2001/04/23242 15789 [두목] 바닐라 스카이... 오만객기 2002/01/03321 15788 [두목] 베트남 이야기... 오만객기 2001/10/29290 647 648 649 650 651 652 653 654 655 656 제목작성자본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