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에게 전화가 오면 대부분 회사 컴퓨터가 바이러스 감염되어 졸지에
상담원(?) 되는게 대부분이다. 오랫만에 전화온 선배 형 으례 그런가 보다
했는데
"민석아. 형 결혼하거든."
"네 ?"
결혼 얘기는 도통 안하던 형이라 갑작스러운 결혼소식에 놀랬고 일요일
나의 모교인 성신고등학교 근처의 성당에 갔다.
내가 고등학교 다닐 때부터 있었을 터인데 성당은 처음 보는 듯 했고 지
난 5년 사이 변해버린 성신고 일대는 신기하기만했다. 간혹 눈에 익은 몇
채의 건물을 빼곤 많이 바뀌어 있었다.
- 고등학교 졸업한지 고작 5년 밖에 안되었단 말야 !
형은 나 말고 다른 녀석들이 안 온것에 다소 섭섭해 했지만 여기저기 인
사한다고 바쁘더군.
지난번 동기 결혼식 처럼 서울에서 급파된 창훈(!)형은 "너도 참 뽀질나
게 다닌다"고 하더군. 허허
차비깨져, 시간 뺏겨 투덜투덜 하면서도 결혼식에 꼬박꼬박 나타나는 형
을 보니 대단하더구먼..
신부는 형 보다 4-5살이 더 많은 연상이라고 하니 다소 놀라웠다.
성당에서 결혼식 올리는거 이번이 두번째로 가본건데 무릎 꿇고 결혼식
하는게 참 생소했다.
신부님(카톨릭에서도 신부님이라고 하나 ?)의 기가막힌 말솜씨엔 다들
깜빡 넘어가더군.
- 특히 신랑의 만세 3 창 부분에선.. 하하
형과의 인연은 96년 2학기가 아닐까 싶은데 형은 삼수해서 학교에 늦게
들어와 1학기 마치가 바로 군대 갔다왔었다. 당시 나는 다른 현역들 처럼
복학생은 대하기 어려운 존재이긴 했다만 잘 지냈다.
그러면서 난 서울로 갔고 연락이 한동안 안되었는데 작년 삼화빌딩 시절
우연히 만났다.
- 2000년엔 우리 회사가 오라클과 같은 건물을 사용했었다.
몇 년만의 우연한 만남덕에 오라클에도 들어가봤다. 혹시 아는가 우리
가 수서로 이사하면서 10층을 오라클이 사용하고 있는데 내 자리를 형이
앉아 있을지 ?
그러고보니 오라클에 울과 선배들 제법 많이 있구나...
어머니가 삼겹살 구워 놓는다고 해서 밥 안 먹고 집으로 후다닥 왔다.
집에 오는 길은 고 3 때 12시 넘어 자율학습 끝나고 친구들과 집으로 걸
어가던 구시가지 길을 따라 갔는데 옛날 생각도 나고 96년 새내기 시절
생각도 해보고
역시 남는건 추억뿐인가...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