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서울이면서 강을 하나 사이에 두고 이렇듯 문명의
혜택은 고르지 않다. 처음으로 그 나루를 이용하기 시작한
사람들은 억울하고 안타까운 일을 많이 당하게 된다. 시간
을 예측할 수 없어 허겁지겁 강변에 다다르면 한걸음 앞서
배가 떠나고 있거나 저쪽 기슭에 매달린 채 부동자세다.
그래서 얼마 전부터는 생각을 고쳐먹기로 했다. 조금 늦
을 때마다 너무 일찍 나왔군 하고 스스로 달래는 것이다.
다음 배편이 내 차례인데 미리 나왔다고 생각하면 마음에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시간을 빼앗긴 데다 마음까지 빼
앗긴다면 손해가 너무 많을 것 같아서다.
똑같은 조건 아래서라도 희로애락(喜怒哀樂)의 감도(感度)
가 저마다 다른 걸 보면, 우리들이 겪는 어떤 종류의 고(苦)
와 낙(樂)은 객관적인 대상에보다도 주관적인 인식 여하에
달린 모양이다. 아름다운 장미꽃에 하필이면 가시가 돋쳤
을가 생각하면 짜증이 난다. 하지만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가시에서 저토록 아름다운 장미꽃이 피어났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감사하고 싶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