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시절의 친구들을 생각해 본다.
난 친구들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또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자부할 수 있다.
고교 시절부터 철학에 상당한 관심이 있던 한 친구 덕분에
나 역시 미숙하나마 흩어 볼 수 있었고,
만화를 너무도 좋아한 친구 덕분에
능력도 없는 만화가의 길을 걸으려 하기도 하였다.
뭐 음악가나 종교인 등 다양한 경험을 한 것을
지금까지의 내 소중한 요소로 여기고 있는 게다.
오늘 난 또다른 충격을 받았다.
훌륭한 친구들은 아직 너무도 많았다.
비록 공부와 거리를 둔 지 오래지만
아직 앎의 즐거움을 잊지는 않았슴이 분명하다.
이 앎은 내게 어떤 황홀감을 주기조차 했다.
정규와 응수를 만났다.
응수와 서점에 들려 없는 살림에 조그만 책을 마련했고
정규네 들렸더니 마침 정규 역시 서점에서 온 길이었다.
이들은 상당히 문학에 관심이 깊었고
그동안 그리 문학에 관심이 없던 나 역시
문학의 미와 황홀경에 빠져 들 수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