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쯤 술에서 깨어나 컴을 켜고,
잠시 통신에서 미친 짓을 하다가 다시금 잠이들어
12시가 넘어서 깨어났다.
약속시간에 맞추기엔 빠듯한 시간이었다.
대강 챙겨 입고 달려나갔다.
난 열차를 기달렸고, 그 사이 한산한 수원행 열차가 도착하였다.
왠지 그 열차에 타고 싶은 욕구를 느껴 무작정
내 몸을 실었다.
한산한 빈 자리들...
너무도 따뜻한 일요일 정오였다.
등산을 가는 연인들, 놀이동산에 가는 가족...
모두다 행복해 보였다.
문득 그리 오래 되지 않은 그 일요일을 생각했다.
당시 학교를 안 가던 내게 요일이란 구별은 전혀 의미가 없었으며
그날이 일요일이든 아니든 그것은 지금 중요한 사실은 아니다.
난 오늘 그 순간의 느낌이 문득 떠올라졌던 것이다.
창 밖을 바라보았다.
어둠만이 있는 지하철의 창밖과는 달리 따뜻한 햇살이 느껴지는
열차의 창밖모습은 너무도 감미로웠다.
하얀 구름들과 파란 하늘, 그리고 띠엄띠엄 서있는 건물들의
한글 간판은 여기가 아름다운 대한민국임을 실감시켜 주었다.
난 여행을 다니고 싶어졌다.
매 주말 이곳저곳 발길이 닿은 곳을 찾아가서
가슴의 답답함을 해소하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