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애프터스쿨을 봤을 때는 잘 돼 봐야 베이비복스,
대개는 LPG 정도에서 그칠 확률이 높다고 생각했었다.
섹시한 컨셉의 여성그룹 니즈는 과거부터 어느 정도 있어왔지만
이러한 니즈를 가진 이들은 대개 상대적으로 음악에 관심이 적은 30대 이상의 남성 위주였고,
그러기에 10~20대 취향의 음악을 하더라도 별로 뜨지 못한 채
결국 트로트풍의 성인 가요를 마지막 앨범으로 소멸되고 마는 게 당연한 듯한 귀결이었다.
물론 10~20대를 타겟으로 한 걸밴드 또한
풋풋한 모습으로 데뷔하여 청순함을 거쳐 결국은 섹시한 컨셉으로 가는 게 일반적이지만
섹시한 이들을 추려 애초에 섹시하게 가는 것과 귀여운 이들을 섹시하게 꾸미는 것과는 차이가 있기 마련인 게다.
SES나 핑클, 소녀시대, 카라 등이 아무리 섹시하게 한다 해도
BB나 LPG, 그리고 최근의 오로라와는 차이가 있는 것과 같다.
애프터스쿨이 예외가 된 데에는 무엇보다 유이의 힘이 컸다고 본다.
데뷔곡인 Ah의 작곡가가 용감한형제인 걸 봐서는 기획사가 성인 취향의 섹시 컨셉을 추구한 건 아닌 게 분명하지만
그래봤자 베이비복스 수준에서 그칠 것이라 예상했었다.
예상치 못한 갑작스런 유이의 부상으로
애프터스쿨 또한 인지도가 급상승 하기 시작했고,
더불어 기획사에서도 좋은 후속곡으로 그 인기를 뒷받침 했다고 본다.
- 너 때문에.
유이가 꿀벅지를 무기로
우리결혼했어요 등의 TV프로그램부터 최고의 섹시걸만이 할 수 있다는 소주광고 모델까지 선전했지만
그렇다고 유이 외의 멤버들이 부족했다면 지금과 같은 위상의 애프터스쿨은 어려웠을 수도 있다.
나는 애프터스쿨 데뷔 전에도 가희라는 존재를 인지하고 있었다.
과거 보아 백댄서 시절에 그녀를 유심히 봤었고,
당시 보아보다도 훨씬 예쁜 그녀가 궁금하여 서핑을 통해 그녀의 팬카페까지 가본 적도 있었다.
가수에 가려 잘 드러나지 않는 백댄서를 찾아본 것은 지금까지도 그녀가 유일하다.
뿐만 아니라 최근 네티즌 사이에서 최고의 몸매로 뽑히고 있는 나나나
주연, 정아, 레이나 등 다들 부족함이 없다.
그녀에게 인격적인 고통을 줄 의사는 전혀 없지만
오직 베카만이 애프터스쿨 옥의 티라 하겠다.
요즘 와서는 오히려 애프터스쿨이 모든 걸밴드 중 최고봉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하고 있다.
티아라나 소녀시대, 시크릿, 카라, 브아걸 등도 충분히 나름의 매력을 갖고는 있지만
애프터스쿨 앞에서는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