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처) 문화일기 121 홍어 (1998-12-26)

작성자  
   achor ( Hit: 1022 Vote: 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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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문화일기


『칼사사 게시판』 30990번
 제  목:(아처) 문화일기 121 홍어                                    
 올린이:achor   (권아처  )    98/12/26 20:09    읽음: 15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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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어, 김주영, 문이당, 1998, 소설

난 이 소설이 1998년, 대중으로부터 그토록 많은 인기를 끌었다는 점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런 건 '하늘이여, 땅이여'나 '용의 신전' 따위가 아니었는데 말이다.

'홍어'란 제목에서 부드러운 향기를 느낄 수 있긴 하지만
내용이나 서술방법이나 전혀 그쪽과는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고등학교 문학책에서나 나올 법한
지극히 한국적이면서도, 꽤나 전통적인 형식으로 쓰여진
아주 전형적인 한국문학쪽에 가까웠다.

요즘 신진작가 같은 참신함도 없었고,
박일문이나 양귀자 같은 자신만의 특색도 그다지 없었음에도
이 소설이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까닭은 뭘까?
난 내내 이것만을 궁금해했다.

내용은 한 성장기에 있는 소년이
집을 나간 아버지를 그리며 어머니와 홀로 살아가는 중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서술한 것이었다.

풋풋한 사랑을 느끼기도 하고,
아버지에 대한 아련한 그림움,
어른세계에 대한 호기심,
어머니에 대한 복종과 반발 등을 겪으며
한 소년이 어른이 되어가는 것이
'에바'와 같은 인기의 비결일까?

그나저나 여기에서, 또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에서처럼
종종 소년이 가까운 창녀로부터 성적유혹을 받는 부분이 드러나는데
그 까닭은 아무래도 창녀들의 심리상태에 있지 않나 한다.

그녀들은 마조히스트 손님을 받지 않는다면야
항상 약자일 수밖에 없다.
복종해야 하고, 원치 않는 성적 착취를 당해야만 한다.

그러기에 그녀들이 그녀보다 약한, 
게다가 성에 막 눈을 뜨기 시작한 소년들과 마주섰을 때
강자가 되어 어떤 해방감류를 느끼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하긴 뭐 누이좋고 매부좋은 일 아닌가. 허허.
내 성장기 때 창녀를 만나지 못한 것이 후회되지만
뭐 흘러간 과거는 어쩔 수 없으니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수밖에. !_!

어쨌든 이 홍어는
특별한 재미보다는 지루함 없이 읽을 수 있었고,
이해할 수 없는 인기에 신비로움을 주었던 책이었다.









981226 19:10 소박한 고향의 느낌. 문학은 살아있다.











                                                            98-9220340 건아처


본문 내용은 9,583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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