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사사 게시판』 31562번
제 목:(아처) 문화일기 131 PAPILLON
올린이:achor (권아처 ) 99/03/02 01:40 읽음: 15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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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PILLON, 영화
너희들이 이 내 고통을 이해할 리가 없겠지. !_!
이 [문화일기]를 시작한 지도 어언 1년 반, 무려 150여 개
에 육박한단 말야. 이 지겨움을 이해할 수 있겠어? --;
그런데 왜 이렇게 쓰고 있냐고? 이젠 이게 나를 얽매이게
하는 하나의 억압이 되어 버렸어. 난 전통에 가치를 부여하
고 싶은 사람이거든. 그래서 한 번 이룩한 걸 쉽게 무너트리
고 싶지는 않은 거야.
어쨌든 짧게짧게. --;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멋진 대사가 잘 융합된 역시 명성만
큼 잘 만든 영화구나, 하고 생각했어.
무죄를 주장하는 빠삐용이 꿈속에서 재판을 받을 때 선고
받은 죄명, [인생을 낭비한 죄]. 영화만큼 유명한, 정말 멋
진 말이야. 흑, 난 죄인이야. 죄인. 이 널널함 속에 자신을
묻고 있으니 말야. !_!
그 외 [유혹을 물리치는 게 인격의 척도] 같은 색마에 대
한 인격 모독, [잘 되겠어? 상관 있나?] 같은 방관적 태도
등도 뇌리에 남는 대사들이야.
스티브 맥퀸이 왜 탈출했나를 물어 보는 건 너무 진부한
질문일 테고, 그렇다면 왜 더스틴 호프먼은 탈출하지 않았을
까? 그 무모함에 지레 겁을 먹은 것일까? 아님 실패로 끝난
지난 탈옥에서 비롯된 절망감? 그것도 아니라면 다시 자유를
찾아 돌아가 봤자 떠나간 부인, 잃어버린 재산밖에 남아 있
지 않을 상황에서 오는 무의미함일까?
끝없이 펼쳐진 푸른 바다와 거대하게 솟은 절벽 속에서 작
게 표현된 빠삐용이 뛰어내리는 장면도 인상 깊었지만 그가
떠나간 후에 홀로 남겨진 더스틴 호프먼, 그걸 광활한 대자
연을 배경으로 한 구석에 작게 표현한 화면 구도는 더욱 인
상적이었어.
이것저것 쓰다 보면 또 의미없이 길어지기만 할 테고, 음,
이쯤에서 싹둑 잘라야지. --+
[인생을 낭비한 죄], 그 소리가 맴돌아. 난 잘 살아가고
있는 걸까? 이 주어진 자유를 충분히 누리고 있는 걸까?
98-9220340 건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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