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처) 문화일기 151 흑기사 (1999-08-24)

작성자  
   achor ( Hit: 1337 Vote: 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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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문화일기


『칼사사 게시판』 33972번
 제  목:(아처) 문화일기 151 흑기사                                  
 올린이:achor   (권아처  )    99/08/24 02:06    읽음: 38 관련자료 있음(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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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기사, 이현세, 세교, 1998, 만화, 한국

        일전에 가끔 스포츠신문을  통해 봤던 만화였다. 연재물이
      라는 게 원체 그렇기도 하겠지만  전혀 내용을 알 지 못하면
      서도 다소 아쉬움을 느끼기도  하고, 또 다소 기대감을 주기
      도 한다. 그렇게 남아있던  감정들이 아마도 노랑머리,를 고
      르려 했던 내 손을 바꾸게 했을 지도 모르겠다.

        고등학교 시절 내가 신승훈을  비난할 때 신승훈 팬이었던 
      한 친구가 말했던 게 생각난다. 그 흔한 사랑을 보다 가슴에 
      와 닿게 하는  것도 큰 능력이라고... 맞는  말 같단 생각을 
      했었다.

        이 만화 역시 상투적인 설정에서 시작된다. 어머니가 다른 
      이복형제가 자라나서 서로의 적이  되어 서로에게 칼을 겨누
      는 설정. 그 외 부가적으로 어린 시절 사랑했던 사람도 적이 
      되고, 후에 화해하는 지루한  결말로 치닫기도 하고. 색다름
      이라면 주된 이야기였지만 겉치레로밖에 느껴지지 못한 M&A.

        그런데 그런 상투적인 이야기 속에서도 난 제법 큰 흥미를 
      느꼈던 게다. 대개 어떻게 종결될 것 같다는 뻔한 예상을 할 
      수 있는 전형적인 인물들을 보면서도 혹시,하는 기대를 품었
      었고, 뻔한 이야기임에도  설마,하는 의혹을 품었었다. 그런 
      게 이현세 만화가 가진 힘이라면, 동의할 수밖에 없다.

        최초에 누가 그런 설정을 해놨는 지는 모르겠지만 참 괜찮
      은 설정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친했던 형제가 서로 다
      른 길을 걸어가며 서로의  적이 되어 비극적이면서도 감동적
      인 결말을 맞이하는 것.  한 인물의 일대기를 그렇게 앉은자
      리에서 줄기차게 보고 있으면 왠지 모를 폭풍이 가슴에서 느
      껴진다. 마치 길고 긴 여행에서 지친 몸을 이끌고 돌아와 오
      랜만에 내 방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는 기분, 그런 기분
      이다.

        어쨌든 재미있게 잘 봤다.
        그리고 사랑이 조금 더 무거워도  좋을 것 같단 느낌이 들
      었었다.





990821 19:00 운명, 그 거대한 폭풍의 힘...











                                                            98-9220340 건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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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Modified: 09/06/2021 17:5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