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처) 문화일기 162 보트하우스 (1999-12-01)

작성자  
   achor ( Hit: 1434 Vote: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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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문화일기


『칼사사 게시판』 35045번
 제  목:(아처) 문화일기 162 보트하우스                              
 올린이:achor   (권아처  )    99/12/01 02:52    읽음:  0 관련자료 있음(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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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트하우스, 장정일, 산정, 1999, 소설, 한국
        
        영화로 만들어진 작품이나 시는 몇, 본 적이 있지만  장정
      일의 소설은 처음인지라 그의 원래 스타일이 이런 건지 아님 
      이 소설만이 독특했던 건지 그건 잘 모르겠다. 다만 이 보트
      하우스,라는 소설은 한마디로 독특했다. 물론 작품 속에  작
      가 자신의 모습을 얼렁뚱땅 집어넣은 소설들은 다소  있었지
      만 이처럼 완벽한 혼란을 창출해내는 건 익숙하지 않은 일이
      었다.
        
        그렇지만 애초에 이 책을 선물 받지 않았었다면 난 아마도 
      장정일의 소설은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사지 않았을  게
      다. 혹자는 내게 넌 틀림없이 장정일을 좋아할 것 같아,라고 
      말해주곤 했는데 사실은 그와 정반대인 편이다. 유달리 장정
      일을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오히려 아예 관심이 없는  편에 
      속하지만 좋다, 싫다, 양분하자면 아마도 후자쪽이 될  것도 
      같다.
        
        작가의 소설 쓰는 고통이 모티브로서 드러나 있기도  했지
      만 소설 자체는 쉽게 쓰여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아마도 
      인위적인 설정을 제거한  채 자연스럽게 이야기하여  그랬나 
      보다.
        
        어쨌거나 이 책은 오컬티즘 냄새를 푹푹 풍기고  있었는데 
      판타지 소설은 소설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로서 무언가 
      새롭고 독특하며 환상적인 맛을 느끼게 하는 방법은 오직 기
      묘한 상황을 연출하는 것밖에 없는 듯 하여 이해한다.
        
        그렇지만 오컬티즘이 문학의 새로운 주류가 되는 건 싫다. 
      Hard Core가 대중화되지 않았을 때 Hard Core를 더 좋아했던 
      기억을 더듬어본다.
        
        대개 오컬티즘은 특정한 상징과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는 
      것도 같은데 이 보트하우스,라는 소설 속에서 난 아무  것도 
      찾지 못했다. 일단은 내  문학적 소양의 가벼움을  탓하도록 
      하겠고.
        
        장정일,이라는 작가의 깊이를 난 인정한다. 변형된 영화들
      처럼 무언가 보여주기 위해서,에 보다는 무언가  이야기하기 
      위해서,에 중점을 뒀으리라 믿는다. 그렇지만 이 한 편의 소
      설에 머리 싸매고 고민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애초에  장정
      일은 내 관심을 끌지 못한다.
        
        이 넘쳐나는 사람들의 개성을 모조리 받아줄 수는 없는 일
      이다. 만약 그렇게 한다면 아무리 대용량의 두뇌를 가진  인
      류 역사상 최고의 천재라도  터져 버리고 말게다.  그렇다고 
      무시할 생각도 없으니 이럴  땐 그냥 내버려두는 게  제일이
      다. 이른바 해병대 용어로 좆빨아라. --;
        
        장정일은 그냥 내비두면 된다. 자기 식대로 살아가다가 그
      를 이해하는 사람들 속에서 영웅이 되면 되고, 난 내 식대로 
      살아가면서 내가 좋아하는 채정안이나 꼬셔내면 된다.  그러
      고 보면 세상, 꼭 살기 어려운 일은 아닌 것도 같다. --+
        


991119 14:15 좆빨아라.











                                                            98-9220340 권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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