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사사 게시판』 24332번
제 목:(아처) 문화일기 14 이야기 인도신화
올린이:achor (권아처 ) 97/09/17 02:33 읽음: 11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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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인도신화, 1994, 김형준, 청아출판사
예전에 말했듯이 난 고3때 인도어학과에 갈 결심을 할 정도로
인도신화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 관심은 조금은 부끄럽게도 일본 만화였던 3X3 EYES의 영향이었는데
티벳 지방의 고원의 모습이나 다수, 다족의 존재에 대한 신비로움 등은
나를 인도신화에 대한 관심을 유발시켰었다.
그러나 비록 인도어학과에는 못 갔지만
대학 입학 후 홀로 공부해 볼 생각이었으나
역시 쾌락에 빠진 난 그러지 못했다. --;
그런 상황에서 뒤늦게나마 다시 예전의 관심을 회복하여 읽은 책이
이 '이야기 인도신화'였다.
'이야기'라는 제목에서 느껴지듯이
이 책은 인도신화를 전문적, 세부적으로 다룬 것이 아닌
일종의 개론서 정도로,
저자의 실력부족 탓인지, 아니면 워낙 복잡, 방대한 인도신화 탓인지
우선 난잡함이 느껴졌다.
모 그리스, 로마 신화처럼
수많은 간략한 얘기들이 소개되나
재미는 전혀 없었다. -_-;
사실 관심이 있었다고 말하는 나이긴 하지만
내가 알고 있던 것이라고는 '브라흐만'이나 '쉬바'정도의 신이름 밖에 안 되었다.
특히 파괴의 신 '쉬바'에 대한 실망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적어도 내 기존 환상에서는
그 어떤 세계의 신보다도 공포를 주는 신으로
파괴의 신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무언가 세계의 종말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었으나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하였다.
그리 무섭지도 않은 자비로운 신으로,
파괴를 담당하고 있지만 그 파괴는 재창조의 원천으로 해석되어
일부 지방에서는 '쉬바'가 신봉받기도 한다고 한다.
특히 눈에 띈 인도신화의 특징은
인간위주의 사고였다.
고행을 통해 브라흐만 사제가 된 인간은
신보다도 강하며,
특히 비슈와미트라라는 크샤트리야 계급의 사람은
수천년간의 고행으로 우주의 진리인 카스트제도를 극복하여
브라흐만 계급이 되었을 뿐더러 모든 신이 그에게 굴하였다.
내겐 그런 모습들이
스스로 존경받기를 원하는 베다를 쓴 사제계급들의
행위들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또 한가지 인도신화의 특색은
카스트제도의 엄격한 구분을 근본으로 한다는 점이었다.
모든 반발을 업과 베다로 억누른 채
인간 평등을 무참히 짖밟어 버리는 모습은
탐탁하게 여겨지지는 않았다.
모 가장 기본적인 개론서 하나 읽고 무슨 인도신화에 대해 말을 하는가 라고
나를 비난한다면 할 말은 없다.
인도 신화에 관해 아는 것이라고는
고작해야 이제 읽은 것들이 다이니... --;
그렇지만 그것만으로도 기존에 내가 갖고 있던 모든 환상들을
확실히 깨 버리기에 충분하였다.
내 환상은 나에 의해 만들어진 과장이었음을 깨달았다.
ps. 차라리 힌두교나 공부해 볼 것을 그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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