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정신 (2002-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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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chor ( Hit: 926 Vote: 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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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새벽 본 쇼트트랙 세계선수권 남자 5000m 계주는 근래 내가 본 스포츠 경기 중 최고였다.

줄곧 1위로 달리던 한국 남자대표팀은 중반 중국에게 추월당하고, 이후 꼴찌로 떨어지게 된다.
두 바퀴를 남겨놓은 상황, 캐나다의 단독 1위 뒤에 김동성이 마지막 주자로 나선다.
김동성은 차례로 앞질러 2위까지 끌어올려 놨으나 이제 남은 건 한 바퀴.

TV 중계 해설자도 아, 너무 멉니다!,를 연발하며 안타까워 했다.
알다시피 쇼트트랙에서 한 바퀴는 순시간에 도는 거리인데다 상대는 세계신기록을 갖고 있는 캐나다팀.
1위 캐나다와는 거리가 너무 차이 나서 사실은 나도 미리부터 아, 아깝다!, 생각하고 있던 중이었다.

그러나 그 때 김동성의 저력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쇼트트랙 경기에서 그토록 빨리 달리는 건 처음 봤다.
그는 멀리서 찍은 화면에서도 그 힘이 느껴질 정도로 힘차게 스퍼트를 했고,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을 만들어 내고 만 것이다.

불가능했던 거리를 어느새 따라붙어 결승선에 들어가기 직전
아주 간발의 차이로 1위를 거머져 버렸다.

참으로 엄청난 일이었다.
이 모든 게 불과 1-2초 사이에 일어난 일로,
나는 스포츠의 매력이 이런 것이구나, 실감할 수 있었다.



최선을 다한다는 건 그렇게 멋있는 일이구나, 새삼 깨닫는다.
만약 김동성이 그토록 열심히 달렸지만 1위를 못 했다면, 하고 가정을 한다 하여도
나는 그에게 박수를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이미 그가 최선을 다해 달리는 모습을 보았고, 그 힘을 멀리에서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것이 승리지상주의라면 안 된다.
경선에서 1위를 하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이인제도,
도무지 정상적인 국가라고 생각할 수 없는 이스라엘의 공격도 분명히 잘못된 일이다.

인간은 애초에 악심을 갖고 태어나기에
백짓장 한 장 차이인
최선을 다하는 일과 승리하는 일 사이의 구분을 명확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지면 좀 어떤가.

- achor WEbs. achor


본문 내용은 8,250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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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aegyo2002-04-11 06:55:26
어머나 김동성 1위했어 ?? 오노는 교통사고 났다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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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09/27/2001 13:51:56
Last Modified: 09/06/2021 17:5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