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처) 문화일기 22 모래시계 (1997-10-01)

작성자  
   achor ( Hit: 800 Vote: 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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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문화일기


『칼사사 게시판』 24650번
 제  목:(아처) 문화일기 22 모래시계                                 
 올린이:achor   (권아처  )    97/10/01 14:27    읽음: 18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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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시계, 1995, 김종학, SBS프로덕션

지난 1995년 초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 모래시계를
4부작 비디오물로 이제서야 보게 되었다.

역시 그 정도의 인기를 끌만 했다.
송지나의 두 남자와 한 여자의 삼각관계 속에
(푸핫~ 송지나 공주병 환자가 아닐쥐... --;)
광주민주화운동, 삼청교육대, 정치 폭력 등
현대 우리의 많은 관심을 끌었던 사건들이
모조리 이야기됐으니 말이다.

난 혜린을 다루는 윤회장의 아버지로서의 면모가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만약 내 자식이 생긴다면,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바른 길을 설명해 주는 듯 했다.

자식의 의지로 살아가게 하되,
그 뒤에서 모르게 도와주고, 보호해 주는 모습!
정말 멋있어 보였다.

또한 제희를 통하여 이정재를 스타로 만들만 했다.
한 여자를 곁에서 묵묵히 지켜보며 보호해 주는 모습!
역시 멋있어 보였다.

유명했던 '나 지금 떨고 있니?'란 대화가 등장했던
태수의 마지막 사형모습!
두 친구가 서로 다른 모습으로 성장하여
한 친구가 다른 한 친구에게 사형을 구형할 수밖에 없던 모습은
모든 것이 끝났구나 라는 허탈감이 일게 했다.

또한 이번 역시 여 주인공 고현정한테 반하지 않았다.
음하하~ *^^*

난 왜 제목이 '모래시계'였는지 생각해 봐야 했다.
과연 '모래시계'는 무엇을 의미할까?

처음 타이틀화면이 흐를 때
난 모래 속에 파묻힌 한 시계를 발견할 수 있었다.

제목은 '모래시계'였음에도 모래시계를 직접 사용하지 않고
모래에 파묻힌 일반 시계를 사용한 까닭은
아마도 시계에 중점을 뒀다고 생각했다.

이 작품은 한국 현대 격정기를 보여주는 드라마였다.
시간은 그렇게 어쨌든 흘러왔고, 우리는 그 시간 속에 살아왔다.
막을 수 없는 시간의 힘, 그것을 거대한 한 흐름으로 표현하고 있는 듯 했다.
시간의 큰 물줄기를 통해 현대를 재조명하는 의미...

그렇다면 왜 '모래시계'였을까?
이에 대한 해답은 태수의 말에서 찾을 수 있었다.
태수가 죽은 후로도 우석이 기억하고 있던 그 말...
"어떻게 시작하느냐가 문제야."

광주에서 우석과 태수의 총을 겨눈 싸움이 끝났을 때는
모든 것이 다시 시작이었다.
'어떻게 시작하느냐'
그것의 차이가 미래에 다른 두 사람을 만들어 냈다.

태수의 재를 뿌리며 혜린은 물었다.
"태수가 죽음으로써 무엇이 바꿨어?"

우석은 언젠가는 바뀌게 될 것이라며, 또 영원히 바뀌지 않더라도
이제 시작이란 말을 했다.
'어떻게 시작하느냐'
그것이 문제였다.

모래시계는 항상 한 턴의 떨어짐이 끝나면
새롭게 떨어짐이 시작된다.
끊임없는 반복!
송지나는 그것을 말하고 싶었을 지도 모른다.

영원히 반복되는 모래시계...

난 그렇게 해석했다.

재미있게 본 작품이었다. *^^*



                                                              3상5/476 건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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