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 첫 날 (2002-09-09)

작성자  
   achor ( Vote: 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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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걱정과 우려를 말끔히 종식시킨 채,
갖은 오욕으로 점철된 제 학교사를 기어이 다시 써내고 말았습니다.
오늘은 등교를 하였지요. ^^v

이것이 더욱 위대한 까닭은
지난 밤, 자고 나면 등교 못할 것을 알기에 끝내 밤을 지새운 후 등교한 상태에서도
수업 시간 내에 단 한 번도 졸지 않는 위업을 달성했기 때문입니다.



이번 학기는 거의 대부분을 수원에서 수업을 듣게 됐는데
아침시간, 수원행 지하철은 대학생들로 넘쳐 나더군요.
얼마나 사람들이 많았는가 하면
90년 대 후반, 복복선이 만들어지기 이전의 1호선, 거의 그 수준이었습니다.
그렇게 사람 많은 지하철은 참 오랜만에 타봤는데 여전히 괴로운 일이긴 했지만 옛 생각을 나게는 해주더군요.


드디어 학교. ^^
여전히 익숙치 않습니다.
강의실을 찾는 데에 많은 시간을 소비하게 되지요.
4학년 학생이 1학년 학생한테 강의실 위치를 물어본다니 참으로 서글픈 일이긴 하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
물어물어 강의실을 찾아 5분 여 지각으로 입성.

헉. 교수님이 여자분이십니다. 그것도 아주 젊은!
여자 교수님의 강의를 듣는 건 정말로 오랜만입니다.
대학 초년 즈음에 신문방송학을 복수전공할 때를 제외하고는 처음 겪는 것 같네요.
갑자기 의욕이 불끈 솟아 열독, 열청!

정보보호이론,이라는 수업이었는데 관심 가는 이야기더군요.
과목 안 보고 대충 신청 가능한 것만 밀어넣은 시간표 중에서는 그나마 가장 재미있을 것 같은 느낌입니다.
이미 프로그래밍 하면서 자주 쓰던 crypt() 함수 같은 것들의 원리를 알 수 있을 것 같아 즐겁습니다.

별로 안 믿으시겠지만
저는 학교를 잘 안 갈 뿐이지,
만약 가게 되면 수업은 아주 즐겁게 듣는답니다. --;
어떤 과목의 수업이라도 대체로 재미있습니다.

연이어 시작된 디지탈신호처리.
헉. 이것은 전파공학과 과목이더군요. --+
게다가 1학기 때 이미 기초 과정을 나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심화단계의 수업.
엄청난 삼각함수의 물결과 원어로 강의하는 영어의 장벽 속에서 내내 고전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수업 또한 흥미는 있더군요.
제가 이미 음반작업을 하면서 경험했던 그 각 소리파의 믹싱 작업이
그 스펙트럼을 분석하여 어떤 원리로 이루어 지는지 생각해 보는 것도 즐거움이었습니다.
이 수업을 듣고 나면 보다 과학적으로 소리의 파형을 분석하여 믹싱 작업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아무리 학원에서 이과 수학을 가르쳐 봤다고는 하지만 저는 문과생. (게다가 영어도 잘 못하는) --;
이 수학과 영어의 장벽을 뚫어낸다는 게 고통스럽긴 합니다.



아. 이렇게 오늘의 모든 수업을 마치고 귀가.
오며, 가며 걸리는 시간이 한 세 시간 정도 드는데 그 시간이 조금 아깝다는 느낌은 들더군요.
물론 사무실에 있으면 아무 하는 일 없이 흘러가는 세 시간입니다만. --;
마음 같아서는 그 시간에 오랜만에 공지영이나 김미진의 소설책이나 좀 읽고 싶지만
공부나 해야겠지요. --;

학교에 갔다 오는 건 제게 있어서 아주 피곤한 일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저는 수업을 아주 잘 듣는 편인데 많은 신경을 수업에 내리 쏟다 보니
그냥 일반적인 외출보다도 더욱 피곤한 것 같습니다.
그리하여 돌아와서는 바로 잠들어 몇 시간 후 깨어나 밥 먹고 또 잠들기를 반복. --+


이것이 요즘 제가 먹고 사는 주식입니다.
밥은 해놓지 않았기에 참치 통조림을 그냥 먹든가
형님이 사다 놓으신 우유와 씨리얼을 먹든가
혹은 조금 부지런하게 오뎅국을 끓여 먹든가 하고 있지요.



벌써 세 시가 넘었는데 내일 수업이 또 걱정이네요.
내일은 오늘보다 수업이 훨씬 빡센데. --+

아직은 외롭고 고독한 학교 생활이지만 이제 그리 많이 남지 않는 학창시절을
보다 학생답게 지낼 계획입니다.

자. 내일도 기필코. --v

- achor WEbs. achor


본문 내용은 8,633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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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chor
2002-09-11 05:34:22
이렇게 늦잠 자더니만 결국 그 다음 날은 학교에 가지 못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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