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배동에서... (2003-06-27)

작성자  
   achor ( Hit: 1866 Vote: 11 )
홈페이지      http://empire.achor.net
분류      개인

눈을



뜬다.

음. 아침이군.



그런데 무언가 이상하다.
좀 낯설다.

여기가 어디지?



아. 젠장.
또 지난 밤에 일이 좀 있었나 보군.

가장 먼저 나 아닌 다른 누가 있는가를 확인한다.



다행히도 아무도 없다.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프다.
여기가 어디지?
지난 밤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지?

이 시야가 의심스럽다.

내 눈에 렌즈가 끼어져 있는지 아니면 이미 빠져버렸는지 감지되지 않는다.
세상이 보이는 것 같으면서도 잘 보이지 않는다.



액자가 있고, 책상이 있고, 그리고 침대가 있다.
나는 침대에 뉘어져 있다.



아. 젠장.
팔이 아프다.

한 20cm는 되겠다.
팔에 길게 상처가 나 있다.

음. 아프군.




핸드폰을 확인한다.
걸거나 받은 통화내역을 보면 조금은 예측 가능할 것도 같다.

읔.
술 취해 전화 거는 걸 그토록 경계했건만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었나 보다.

모르는 전화번호다.
어떻게 알고 그 번호에 전화를 걸었을까.

문자가 와 있는 걸 봐서는 역시.
지난 밤 통화 상대자가 여자였나 보다.

음. 내가 좀 지겹게 굴었었나 보군.



아. 아니다.
이것. 내가 전화를 받은 내역이다.

아. 젠장.
무슨 이야기를 했던 것일까.



지난 밤을 생각해 보려 한다.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프다.

아. 그래. 술을 마셨다.
그래. 음. 많이 마셨다.

아. 여자가 있었지.
나이 24이라고 했던가, 말던가.

그래. 집이 부천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맞다. 부천 때문에 좀 친해졌던 것 같고.

그녀. 술에 과신하지 말라고 그렇게 말해줬건만
역시. 결국은 뻑 가버렸던 것 같은데.



오늘 오전에 약속이 있었지.
이곳이 어디이든 간에 빨리 돌아가야겠군.

그런데 몸이 잘 움직여 지지 않는다.
머리는 당장이라도 곧 깨져 버릴 것 같다.
길게 찢어진 팔이 쓰라리다.

아. 젠장.

- achor WEbs. achor


본문 내용은 7,747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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