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1: 아처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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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chor ( Hit: 1001 Vote: 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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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 주제에 스승이 사무실 이전을 하는데 콧빼기도 안 보이다니!

죽어! --+



자. 오늘도 스승이기에 한 가지 가르침을. --;



나는 요즘 리니지에 빠져있단다.

사람을 바보로 만든다고 내 스스로 이야기했던 그 리니지에 말이야.

그렇지만 이상할 건 없어.

나는 원래 게임을 좋아했었거든. 그것도 아주 많이.



다만 나이가 좀 들어서 흥미를 느낄 짬이 없었던 거야.

인터넷은 되는데 서버가 돌지 않던 시절,

리니지를 시작하게 된 거니 나는 아직 허접해.



그렇지만 그 며칠 사이에

일을 하지 못해 엄청난 꾸사리를 먹어가면서

몇 가지 사실을 느끼고 있단다.



물론 식상한 것들.

익명성이 보장된 공간에서 인간이 얼마나 치사하고 비겁할 수 있는지 말이야.



정신적인 성숙이 덜 된 미성년자들의 그런 모습을 보면

그래도 조금 이해할 수 있겠는데,

나이 먹을 만큼 먹은 사람들이 치졸하고 유치한 모습을 보일 때면

분노가 아니라 불쌍한 마음이 들곤 해.



그래서 나는 적어도 리니지 안에서는 성인군자란다. ^^*

게임 안에서 돈이나 아이템이 나오면 서로 먹으려고 돌진하다 싸우고,

또 지나가는 사람들을 아무런 이유 없이 때리곤 하는데



나는 언젠가부터 혼자 잡은 몹이 아니라면

돈이나 아이템을 먹지 않고,

누가 나를 때리면 물약 먹고 한 번 웃어주기 시작했어.

곧 그들에 대한 가여운 마음이 그들을 무시하게 만든 것이지.



그런데 정말 이상한 게

그러다 보니 더 큰 장점들이 생기기 시작한 거야.



나는 게임 안에서 군주라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데,

엄청난 초보에다가 레벨도 아주 낮음에도

좋은 사람들이 많이 도와주고 있단다.



그런 내 모습을 보며 사람들이 나를 아무런 이유 없이 도와주는 거야.

돈 없을까봐 돈도 주고, 무기나 장비 없을까봐

아주 비싼 무기나 장비도 대가 없이 내게 주곤 해.

내가 어딜 가려고 하면 나를 둘러싸고 호위해주기도 하고.



이런 걸 보면서 나는 내가 진짜 삶 속에서 하지 못했던 것들을

느끼기 시작했어.

권선징악, 같은 교육적인 냄새가 너무 나는 말들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만

어쨌든 내가 먼저 선행을 배풀고, 적을 만들지 않으면

모두가 내 편이 된다는 그런 것.

나는 그걸 느꼈어.



화나는 일이 있어도 한 번 참고 넘어가 주고,

누가 나를 때리면 맞아주고,

누가 내 재물을 탐하면 그 손에 쥐어주고...



사소한 것들에 대한 욕심을 버리니까

더 큰 이익이 되돌아 온다는 걸 실제로 느껴.



게임 안에서의 삶이 게임 밖에서의 삶과 커다란 차이를 지니는 건 당연하겠지만

그래도 어디든 인간과 인간과의 관계라는 점은

어떻게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에 관한

조그만 해답이 될 수 있을 거라 믿어.



제자야.

잘 해내렴. ^^



요즘 스승 돈 없다. --+

돈 많이 벌어서 스승 맛난 것 좀 사주고 그래라. 맨날 굶는다.

굶는다는 거 안 믿는 사람도 있는데, 설마 라면이라도 먹겠지,라고 생각하던데

그렇지 않아. 정말 말 그대로 굶어. !_!

게임에서와는 달리 삶에서는 치졸하고 비겁하게 살아왔더니

훌쩍. 아무도 내게 돈을 주거나 무기나 장비를 사주려 하지 않아. !_!



자. 어서 굶주린 스승을 도우렴. ^^v



- achor WEbs. achor

본문 내용은 9,021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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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11/06/1999 04:17:00
Last Modified: 03/16/2025 19:39: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