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그럼. 오빠 역시 엄청난 후회 속에서 살아가지. 뭐.
오빠 좌우명이 차카게 살자,를 연상케 하는 "후회 없이 살자!"야. ^^;
후회를 할 때면 어김 없이 뒤따르는,
다음에는 절대 이런 일 없게 해야지, 하는 각오.
그럼에도 시간이 조금 흐르고 나면 또 다시 반복하게 되고.
그런 게 평범한 사람들의 삶인 것 같아.
혼자 특출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굳이 일당백의 전사가 아니더라도,
옳다고 생각하는 진영에 서서 전장, 그 수많은 액스트라들 속에서
단 한 번의 칼에 쉽게 목숨이 날아갔다 하더라도
나는 만족할 수 있을 것 같아.
모두를 죽이고 나 홀로 전쟁의 영웅이 되고픈 그런 유치함은
25살, 지금의 나이에는 없어.
지난 토요일에는 한때 같은 문학모임에 몸 담았던 친구를
나우누리 속에서 우연히 만났었는데
그 친구가 이야기하는 샤르트르의 소설 속 명언들은
한동안 컴퓨터, 혹은 리니지에 빠져있던 내게 작은 충격이기도 했단다.
인문학과 철학이 갖는 그런 깊이를 다시금 느껴봤다고나 할까.
며칠 전 이곳에 찾아왔던, 함께 글을 썼던 친구를 보면서도
나는 많이 부끄러웠어.
이제는 내가 글을 씀으로서
다른 이에게 무언가 줄 수 있는 그런 깊이가 남겨져 있지 않다는 걸
알고 있거든.
물론 예전에도 그런 깊이가 내게 있었겠냐만.
나는 컴퓨터를 겉핥기식으로 하는 동안
내 삶에 작게나마 존재했을 지도 모를 깊이를 잃었던 것 같아.
그렇지만 오늘,
야혼과 서점을 찾았으면서도
소설이나 철학 서적은 한 번 둘러봤을 뿐 대부분의 시간을
여전히 컴퓨터 서적 코너 앞에서 보냈단다.
그런 게 현실이야.
앞날이 창창한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아.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잘 나가는 사람도
내심 많은 근심과 걱정 속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을 거야.
아름다운 이야기는 오직 동화 속에만 있어.
나는 백설공주와 왕자가 결혼 후에 바람을 피고, 서로 싸우고, 이혼하고...
그럴 것을 알고 있어.
그런 이야기는 다만 이야기하지 않을 뿐,
사실은 그게 현실이야.
네 삶이 흐리멍덩구리 하다고 걱정하지 말렴.
좋은 징조야.
너도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처럼 살아갈 수 있다는 징조야.
너 혼자 누구보다 잘 나서 모든 이들의 관심이 되며,
언론의 촛점이 되며, 너의 일거수일투족이 감시당하는 것보다
평범하게 한 평생 네 삶은 네 식대로 누릴 수 있는 그런 자유가
가장 중요한 거라고 나는 생각한단다.
나 역시 많은 근심과 걱정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만
그런 것들이 때론 역설적이게도 내게 힘이 되곤 해.
잘 해내렴.
힘껏 "에이! 씨팔!" 외쳐주고. ^^
- achor WEbs. achor
|
Please log in first to leave a comment.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