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상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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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chor ( Vote: 68 )
분류      잡담

요 며칠 우리 모두는

그나마 세워진 나름대로의 자그마한 삶의 규칙들이

산산히 부서지는 일을 겪었다.

삶의 규칙이래봤자 저녁 무렵 잠들어 밤에 일어나는 것이지만.



회사 자체에 특별한 사건이 발생했던 게 아니다.

물론 연 이틀 약속을 미룬 상대 회사의 탓도 조금은 있겠지만

꼭 그 탓만을 하고 있지는 않다.

이상하게도 각자 개별적인 사건들이 동시에 닥쳐왔던 게다.

이 나름의 사건들은 우리 모두를 각개격파하여

결국 이렇게 우리를 녹초로 만들어 버렸다.



의자에 그대로 뻗어 잠든 동지들을 보며

난 이제는 우리 모두가 지쳤다는 것을 발견해 낸다.



말 그대로 우리는 지쳤다.

꿈도 좋고, 희망도 좋지만

우리는 지쳤단 말이다.



매일 잠의 빈곤에 허덕이기도 싫고,

개인적인 약속 조차 잡을 수 없는 빡빡한 일상도 싫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저 누워 잠들고 싶은 건

비단 나만의 바램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꿈이다.

그나마 우리 중에선 내가 가장 편안하다는 걸 스스로 알고 있으니.



언젠가.

우리는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다.

점심 무렵 대강 눈을 떠 하루종일 빈둥거리다 저녁이 되어서야

친구들과 술 한 잔 하러 외출하며 살아가는 그 우리의 일상.

우리는 그 그리운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다.



머지 않았다.

반 년 남짓. 다들 한계에 부딪치고 있나 보다.

나는 노동에 비해 수입이 좋은 학원강사로 다시 돌아갈 것이다.

이 힘들었지만 행복했던 순간들은 추억으로 간직한 채.



회심의 반어법.

일은 밀려 있는데 뻗어 잠든 동지들을 깨울까 말까 망설이며...

인간이 피곤해야만 하는 사실을 조국의 얼과 더불어 통감하며...



- achor Webs. achor

본문 내용은 9,044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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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88     ^^ 빨간 립스틱을 좋아하세요? 승주 2000/05/22
3987답변      Re 1: 응. 좋아해. ^^ achor 2000/05/23
3986답변      Re 1: 저희 책 나오면 많이 사주세요. ^^* achor 2000/05/23
3985         Re 2: 많이는 못 사주고요. 한권씩은 사 들릴께요. 김신갑 2000/05/23
3984 Download: 80, Filesize:    acacia > bloodyshot 사타구니 2000/05/23
3983 Download: 120, Filesize:    [감상] 전지현 테크노 댄스 김신갑 2000/05/23
3982고백    achor Empire ver5 preview achor 2000/05/24
3981답변      Re 1: 기대 됩니다. 김신갑 2000/05/24
3980     이제야 알았습니다. 김신갑 2000/05/24
3979       Re 1: 깔끔하고 좋네요. ^^ 김신갑 2000/05/24
3978잡담    우리는 일상으로 간다. achor 2000/05/26
3977     아처 오랜만이다. 소세지 2000/05/26
3976답변      Re 1: 아처 오랜만이다. achor 2000/05/26
3975답변      Re 1: [우산] 최신형 자가 성격 진단 프로그램 achor 2000/05/27
3974     요즘 많이 힘드신가봐요? 김신갑 2000/05/27
3973       Re 1: 우리는 일상으로 간다. 민물장어 2000/05/28
3972답변        Re 2: 우리는 일상으로 간다. achor 2000/05/28
3971답변      Re 1: 요즘 많이 힘드신가봐요? achor 2000/05/28
3970답변        Re 2: 감사해요. 김신갑 2000/05/28
3969     형 여기에 한번 들려보세요. 김신갑 2000/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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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11/06/1999 04:17:00
Last Modified: 02/27/2025 09:5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