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상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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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chor ( Hit: 1017 Vote: 68 )
분류      잡담

요 며칠 우리 모두는

그나마 세워진 나름대로의 자그마한 삶의 규칙들이

산산히 부서지는 일을 겪었다.

삶의 규칙이래봤자 저녁 무렵 잠들어 밤에 일어나는 것이지만.



회사 자체에 특별한 사건이 발생했던 게 아니다.

물론 연 이틀 약속을 미룬 상대 회사의 탓도 조금은 있겠지만

꼭 그 탓만을 하고 있지는 않다.

이상하게도 각자 개별적인 사건들이 동시에 닥쳐왔던 게다.

이 나름의 사건들은 우리 모두를 각개격파하여

결국 이렇게 우리를 녹초로 만들어 버렸다.



의자에 그대로 뻗어 잠든 동지들을 보며

난 이제는 우리 모두가 지쳤다는 것을 발견해 낸다.



말 그대로 우리는 지쳤다.

꿈도 좋고, 희망도 좋지만

우리는 지쳤단 말이다.



매일 잠의 빈곤에 허덕이기도 싫고,

개인적인 약속 조차 잡을 수 없는 빡빡한 일상도 싫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저 누워 잠들고 싶은 건

비단 나만의 바램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꿈이다.

그나마 우리 중에선 내가 가장 편안하다는 걸 스스로 알고 있으니.



언젠가.

우리는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다.

점심 무렵 대강 눈을 떠 하루종일 빈둥거리다 저녁이 되어서야

친구들과 술 한 잔 하러 외출하며 살아가는 그 우리의 일상.

우리는 그 그리운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다.



머지 않았다.

반 년 남짓. 다들 한계에 부딪치고 있나 보다.

나는 노동에 비해 수입이 좋은 학원강사로 다시 돌아갈 것이다.

이 힘들었지만 행복했던 순간들은 추억으로 간직한 채.



회심의 반어법.

일은 밀려 있는데 뻗어 잠든 동지들을 깨울까 말까 망설이며...

인간이 피곤해야만 하는 사실을 조국의 얼과 더불어 통감하며...



- achor Webs. achor

본문 내용은 9,082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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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3영상   무료한 일상속의 웃음.. gbeam 2000/05/292886160
462영상     Re 1: 무료한 일상속의 웃음.. achor 2000/05/2915573
461    눈물, 그 가치없음에 대해서 승주 2000/05/291910131
460답변     Re 1: 눈물, 그 가치없음에 대해서 achor 2000/05/2987724
459    지금 미스코리아 보고 있어요. ^^ 김신갑 2000/05/28128999
458답변     Re 1: 지금 미스코리아 보고 있어요. ^^ achor 2000/05/2985914
457        Re 2: 지금 미스코리아 보고 있어요. ^^ 민물장어 2000/05/291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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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3    형 여기에 한번 들려보세요. 김신갑 2000/05/282369139
452답변     Re 1: 형 여기에 한번 들려보세요. achor 2000/05/2879220
451        Re 2: 그렇군요. 김신갑 2000/05/287853
450    요즘 많이 힘드신가봐요? 김신갑 2000/05/271849129
449답변     Re 1: 요즘 많이 힘드신가봐요? achor 2000/05/288087
448답변       Re 2: 감사해요. 김신갑 2000/05/287944
447답변     Re 1: [우산] 최신형 자가 성격 진단 프로그램 achor 2000/05/27103472
446    아처 오랜만이다. 소세지 2000/05/26108378
445답변     Re 1: 아처 오랜만이다. achor 2000/05/2610912
444잡담   우리는 일상으로 간다. achor 2000/05/261017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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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11/06/1999 04:17:00
Last Modified: 03/16/2025 19:39: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