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1: 입추

성명  
   사타구니 ( Vote: 8 )

achor Wrote : * 지난 밤 푹 잠을 자고 났더니 아침부터 상쾌한 게 기분이 좋았다. * 집에 오는 길엔 내내 콩국수 생각 뿐이었다. * 시원한 콩국수 한 그릇 먹고 싶어 창밖으로 문 연 가게를 찾았지만 * 아직은 이른 아침. * 이따 중국요리나 시켜 먹어야겠다고 생각한다. * * 잠이 오질 않아 비디오나 한 편 볼까 마음 먹었었지만 * 할 일들이 주르륵 머릿속에 나열되는 게 또다시 발작이 시작되려 한다. --; * * 이번 9월달 기사는 홈페이지 자동 마법사 벤치마크인데 * 며칠 전 국내 유명 사이트 웹마스터들에게 * 아주 당당한 문체로 자료를 보내놓으라고 요청해 놨더니 * 연신 전화가 온다. * 인티즌, 드림위즈, 드림X, 네띠앙, 하이홈, 트라이포드... * * 세상이 이렇다면, * 내 한 마디에 유명한 사람들이 벌벌 긴다면 참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곤 * 유치한 내 자신의 모습에 혼자 킥킥 웃는다. --; * * 그러다 문득 달력을 본다. 내 방에 걸린 달력은 아직 3월을 가리키고 있다. * 3월 이후 어떻게 시간을 보냈는지 잘 생각나지 않는다. * 3월 4월 5월 6월 7월 8월... 어느새 시간은 8월에 와 있다. * * 어제는 立秋였다. * 기어이 가을은 오고 말았다. * * 나는 한때 가르쳤던 과학을 떠올리며 * 入秋는 태양력이지... * 하고 생각한다. * 태음력이 말해주는 處署가 내겐 더 깊게 다가온다. Rialto. * * 집에 오면 먹고 싶은만큼 먹는 엔초,는 여전히 쌓여있다. * 내 어머니는 왜 유독 엔초,만을 좋아하실까. * 콜라가 있어 한 잔 마시고 다시 의자. * 콜라를 마시면 닭이 생각난다. 닭도 먹고 싶다. --+ * * TV에선 경력보단 가능성이 더 큰 여자,라는 멘트를 한다. * 언뜻 들으며 다음에 써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 * 내 홈페이지에 밝은 초록색으로 Online 불이 들어와 있다. * 이런, 또 ICQ를 켜놓고 왔나 보다. 딸꾹. --; * Mitsuru Adachi는 툭 하면 딸꾹질을 한다. * 나는 툭 하면 끙, 힘주는 소리를 낸다. 끙. * * 어랏? 담배가 떨어져 가는군. * 조금 있다 나가보긴 나가봐야겠다. * 슈퍼에 가는 길에 뭘 좀 사오고 싶은데, * 시원하면서도 맛있는 걸 먹고 싶은데 마땅한 게 생각나질 않는다. * 나는 튀기는 류를 잘 만든다. * 다른 건 어렵고 복잡해서 싫다. * 튀기는 류는 그냥 기름을 끓이고 아무 거나 넣어두면 알아서 요리가 된다. * 나는 햄도, 오뎅도, 게맛살도... 대개 뭐든 그냥 기름에 넣어 먹는다. * * 파를 썰어야 하거나 하나하나 껍질을 벗겨야 하는 건 질색이다. * 물론 누가 해줘서 먹는 거야 아주 좋지만 * 내가 직접 그런 행위를 한다고 생각하면 생각만으로도 귀찮다. * 어차피 먹으면 다 똑같은 거, 대충 먹자!,란 생각을 갖고 사는 나는 편하다. * * 어제는 처음 보는 낯선 이들도 함께 술을 마셨다. * 민증까,란 대화를 나누곤 서로 민증을 깠었는데 * 그들은 민증의 지금처럼 길지 않은 스타일을 보면서 * 머리를 자르는 건 어떻겠냐고 (술 취한 목소리로) 말했다. --+ * * 다들 나를 보면 머리를 자르라고 한다. * 이제는 너무 많이 들어 그냥 흘려 듣지만 그렇게 이상한가, 거울을 본다. * 하긴. 조금 이상하긴 하군. 허허. --; * * 그러게. 나는 왜 머리를 기르고 있을까. * 그래서 잘라버릴 건 초기에 잘라버려야 하나 보다. * 그렇지 않으면 집착이 남을 수밖에 없다. * 어느새 길어져 버린 머리를 이제 와서 아무 것도 아니라며 * 싹뚝 잘라버리기엔 조금 허무하고, 아쉽고... 뭐 그렇다. * * 이번 여름이 가면 잘라 버릴까, * 아님 올 겨울을 보내고 잘라 버릴까. * 스포츠로 잘라 버릴까, * 뒷머리만 잘라 버릴까. * 아, 사소하면서도 어려운 문제는 세상에 너무 많다. * * 그렇지만 나는 性에 연연하지 않는다. * 나는 밀폐된 공간에 여인과 단 둘이 있다 하여도 * 아무 일 없이 밤을 보낼 자신이 있다. * * 그런데 세상 대개의 여인에게 나랑 여관 가자고 그러면 * 이상한 눈길로 쳐다볼 게다. * 그래서 나는 종종 세상살이는 참 억울한 면이 많다고 생각한다. * * 끙. 정말 배고프다. --; * 집에 오면 이상하게 배가 고프다. * ICQ에서 Neobasic이 밥에 김 말아 먹으라고 한다. * 어쨌든 뭐든 먹긴 먹어야겠다. 배고파 뒈지지 않으려면. --+ * * 박일문은 대개 글쓰기 모티브로 시작하여 글쓰기 모티브로 끝난다고 하던데 * 나는 먹는 모티브로 시작하여 먹는 모티브로 끝나나 보다. * * 이얍! 요리 준비 해야지! --+ * * - achor WEbs. achor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나는 동문찾기 싸이트들 중에서도, 최초의 기획으로 탄생한 iloveschool의 인기는 살인적이다. 이제, 피씨방에서 스타보다는, 다들 iloveschool을 띄워놓는다. 어쨌든 좋다. 여자들은 N2O 보다는 니어워터O2를, 니어워터O2보다는 2프로를 찾는다. 이라는 복병은 어찌될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좋다. 입추立秋 라고 쓰는게 맞긴하지만말이다.
satagooni@dr.com

본문 내용은 8,969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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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8       Re 1: 입추 사타구니 2000/08/09
967     이상해요~~~~-.-;; 이선진 2000/08/08
966       Re 1: 이상해요~~~~-.-;; 눈맑은 연어. 2000/08/08
965       Re 1: 걱정마여~~~~-.-;; 파출부-_-V 2000/08/08
964답변      Re 1: 이상해요~~~~-.-;; achor 2000/08/08
963     쿡쿡!! 진짜 잼있당*^^* 이선진 2000/08/07
962     [답변] 어설픈 인트로 ^^;; 김신갑 2000/08/07
961답변      Re 1: [답변] 어설픈 인트로 ^^;; achor 2000/08/07
960         Re 2: 고마워요. 김신갑 2000/08/07
959     참 고마운 순우오빠(^^) 이선진 2000/08/07
958답변      Re 1: 참 고마운 순우오빠(^^) achor 2000/08/07
957       Re 1: 참 고마운 순우오빠(^^) 오징어 2000/08/07
956     ..중에서~~ 이선진 2000/08/07
955답변      Re 1: ..중에서~~ achor 2000/08/07
954     ..&&.. 눈맑은 연어. 2000/08/07
953답변      Re 1: ..&&.. achor 2000/08/07
952         Re 2: A.C.I.R이 오징어 만큼 좋은 이유..^^* 눈맑은 연어. 2000/08/08
951답변          Re 3: A.C.I.R이 오징어 만큼 좋은 이유..^^* achor 2000/08/08
950     서울행 applefile 2000/08/07
949답변      Re 1: 서울행 achor 2000/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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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11/06/1999 04:17:00
Last Modified: 02/27/2025 09:5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