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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chor ( Vote: 48 )
분류      고백

    어제 오후 3시경, 저는 7호선 남구로역 근처에 있었답니다.

    아침부터 블루카멜 이실장님한테 시달렸지만

    이상하게 기분은 아주 좋았어요. 그래서 내내 실실 거리고 있었는데,



    세상에나! 믿을 수 있나요?

    맑은 하늘에서 갑작스레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 거예요.

    물론이죠. 적당히 보슬보슬 떨어졌다면 이렇게 새삼 말도 꺼내지 않아요.



    그게 아니고 맑던 하늘에 갑자기 천둥, 번개가 치더니만

    폭우, 말 그대로 폭우가 순싯간에 세상을 뒤덮은 거랍니다.



    거리에 있던 저와 친구는 어느 허름한 구멍가게 앞으로 피했어요.

    그렇지만 어찌나 비가 굵게, 또 많이 쏟아지던지

    바닥에 튀기는 빗방울에 벌써 옷이 흠뻑 젖고 말았죠.



    우리는 이내 그칠 줄 알고 기다렸어요.

    이건 지나가는 소나기가 뻔했거든요.



    그렇지만 시간이 흘러도 비는 그치지 않던 거예요.

    계속 튀는 빗방울은 저를 완전히 젖게 만들었고.

    그래서 친구에게 술 한 잔 마시자고 전화 걸고는

    냅다 역을 향해 돌진했죠.



    비오는 날은 술이 마시고 싶지 않나요?



    남구로역은 지하고, 거기서 한 정거장 떨어져 있는 대림역은 지상인데,

    정말 황당했던 건

    저는 이미 흠뻑 젖은 채로 지하철을 탔는데

    사람들은 전혀 젖어있지 않던 거예요.

    게다가 지상으로 나온 대림역의 서울 하늘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양 맑기만 했답니다.



    사람들은 저를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봤어요.

    이 후덥지근하고 맑은 날씨에 왜 저렇게 물에 젖어있을까 하구요.



    저는 억울했어요.

    분명 세상에는 아주 굵고 많은 비가 내렸었는데

    아무도 모르고 있다니!

    오히려 그 비와 거세게 싸운 제가 이상해 보이다니!



    이럴 수가 있나요! 훌쩍. !_!



    그래서 술을 마셨어요.

    알잖아요. 저는 술을 마시면 대개 그 다음 날 아침까지 마셔요. --;



    빵빠라빵! 아침이 오는 소리와 함께

    여기는 사무실.



    아, 오늘도 이실장님한테 엄청 꾸사리 먹겠군. 끙. !_!



    ps. 선진님 신청곡은 오늘 밤에 꼭 띄워드릴께요. ^^;



    - achor WEbs. achor

본문 내용은 8,974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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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8    .................. 이선진 2000/08/19
1047답변     Re 1: .................. achor 2000/08/19
1046고백   Congratulations~! klover 2000/08/19
1045답변     Re 1: Congratulations~! achor 2000/08/19
1044호소   서태지는 일구이언 이부지자다. 푸하하하 김신갑 2000/08/18
1043호소   개설 1주년과 서태지의 컴백 achor 2000/08/18
1042    개강... -- applefile 2000/08/18
1041답변     Re 1: 개강... -- achor 2000/08/18
1040        Re 2: 개강... -- applefile 2000/08/18
1039고백   yesterday achor 2000/08/18
1038답변     Re 1: yesterday klover 2000/08/18
1037    ^^ 눈맑은 연어. 2000/08/18
1036    눈맑은 연어. 2000/08/18
1035      Re 1: 나 사타구니 2000/08/18
1034답변     Re 1: 나 achor 2000/08/18
1033    ???? 선진 2000/08/18
1032      Re 1: ???? 사타구니 2000/08/18
1031답변     Re 1: ???? achor 2000/08/18
1030    어머~~오빠의 사진^^ & 번개후기^^ 선진 2000/08/17
1029답변     Re 1: 어머~~오빠의 사진^^ & 번개후기^^ achor 2000/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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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11/06/1999 04:17:00
Last Modified: 03/07/2025 04:3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