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2: 비가 내리는 날엔 그때가 생각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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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chor ( Hit: 1080 Vote: 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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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는 날에는 그 때가 생각납니다.



투절한 반공정신을 강조하던 초등학교 시절

저는 이승복 전기를 읽고 집에 왔었어요.

그런데 집에는 아무도 없었던 거예요.



귀신도 아닌데, 저는 공산당이 무서웠었나 봅니다.

죽음에 대한 공포와

너무나도 허구적으로 꾸며진 빨갱이에 대한 두려움이

복합하게 섞여 어린 저를

그 비오던 날 겁나게 했었던 것이지요.



오늘, 남북한이 하나의 코리아로 함께

올림픽에 입장하는 모습을 보며 새삼 감회가 새롭습니다.

불과 1년 사이에 아주 확 달라져 버린 것 같아요.



그리고 고등학교 시절.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어느 쉬는 시간,

교실에서 저는 MTV로 Guns N Roses의 November Rain 뮤직비디오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아주 큰 일이라도 되듯

마구 뛰어와 소식을 큰소리로 허겁지겁 전하는 친구의 이야기를 들었지요.



그 친구는 말했습니다.

같은 학교의 한 친구가 아파트 옥상에서 떨어져 자살했다고.



이를 두고 우리는 주위의 공고 학생들이 괴롭혀서

참지 못한 그가 자살을 했다고 추정했었답니다.

사실 여부는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이 날은 제게 아주 암울하게 남아있습니다.

비오던 날의 그 침침한 분위기도 그랬고,

친구의 자살, 그리고 November Rain이 결합되어

아직까지도 가장 암울한 날의 기억이 되어있네요.



그리고 성인이 되어.

몇 년 전 아주 비오던 날이었습니다.

저는 한 친구와 신촌에서 술을 마셨더랬지요.



넓지만 허름한 술집이었는데

그 친구도, 저도 모두 술에 취했었고 일어나보니 아침이었습니다.

그 날은 아주 독특하게 제게 남아있습니다.



아직은 시간이 많이 흐르지 않아

어떻게 말해야할지 감이 잡히질 않지만

언젠가는 쉽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어쨌든 그 날은 비오는 날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날의 기억입니다.



저는 비오는 날, 이런 추억들을 가지고 있답니다.



- achor WEbs. achor

본문 내용은 9,356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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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First Written: 11/06/1999 04:17:00
Last Modified: 03/16/2025 19:39: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