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리2에 흥미를 잃고,
막장이란 생각으로 인챈하고 실패하고 떠나버리는, 그 흔하디 흔한 이별공식이
우리 속에서도 생기는 듯 하여 몇 자 적어 봐.
주지하다시피 리2는 MMORPG야.
RPG라 하면 1-20분 한 판으로 끝나는 슈팅게임과는 달리
아주 긴 시간을 거쳐 자신의 분신과 같은 캐릭터를 육성하게 되고,
그 캐릭터가 보다 강해져 가는 모습 속에서 자기 만족을 찾게 되는, 전형적인 툴을 갖게 돼.
그러기에 RPG를 즐기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 긴 시간을 버텨내기 위한 목표랄까, 확실한 동기 같은 걸 필요로 해.
리2 속에는 나처럼 애초에 본투플레이의 게임마니아인 경우도 있겠고,
혹은 우연찮게 리2를 접해 현재까지 이어진 경우도 있겠지.
후자의 경우엔 타 RPG와 또다른 MMORPG만의 특징인 커뮤니티적인 면에서
하나의 목표가 될 수도 있다고 봐.
사람들과 대화하고, 행동하고,
RPG의 근본인,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공통의 목표를 완수해 나가면서
무료한 일상을 버텨내기도 하고, 태생적인 고독을 극복해 내기도 할테니까 말이야.
그러나 그 과정을 통해 RPG에 익숙해 진다면
전자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RPG, 그 궁극의 목표에 도달할 거라 확신해.
RPG의 끝은 아주 명확해.
슈팅게임의 끝이 막판왕을 깨는 것인 것처럼 말이야.
RPG의 끝은 바로 '앵벌' 이야.
앵벌은 리2만의 이야기가 아니야.
니가 디2를 한다면 무한으로 매피와 바알을 잡아야할 것이고,
니가 와우를 한다면 공격대 속에서 무한으로 인던을 돌아야할 거야.
모든 RPG가 다 그래. 그 끝은 그저 앵벌일 뿐이야.
앞서 말했듯이 RPG는
자신의 롤을 더 잘 수행해내기 위해
자신의 컨트롤을 키워나가야 하고, 분신과 같은 캐릭터를 육성해 나가야 하는 게 목적이야.
그러기 위해서는 더 좋은 아이템을 필요로 하고,
그것을 위해 끊임 없이 같은 행위를 반복할 수밖에 없어.
리2는 현금화에 독보적인 게임이니 때로는 그 앵벌의 과정을 생략할 수도 있겠지.
그렇지만 앵벌이 없는 RPG는 이미 RPG가 아니게 돼.
앵벌, 그 자체가 RPG를 즐기는 목적이자 과정인데 그걸 피한다는 건 RPG를 즐길 자격이 없다는 의미인 거야.
과정은 버린 채 모든 게 완성돼 있는 게임을 하고 싶다면
성장할 수 없는 슈팅게임을 하는 편이 나을 거야.
물론 즐거움을 위해 찾은 게임이 앵벌로 인해 지루하고 무기력해 진다면 그것은 더 큰 문제겠지.
그걸 피하기 위해 적당한 현거래가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거야.
그러나 모든 걸 현금으로 생각해 버린다면 네 RPG는 어떤 의미도 지닐 수 없어.
또한 앵벌만을 생각하여 쪼잔하고, 소심하게 군다면
그것 역시 네 RPG를 훼손하게 될 테고.
니가 지금 리2에서의 재미를 잃고, 왜 이 속에 존재하고 있는 지 회의감을 품고 있다면
스스로의 목표를 찾아야만 해.
목표 없는 단순한 킬링타임 게임으로 RPG는 어울리지 않아.
목표를 찾는다면 결국 더 강한 캐릭터로 더 잘 플레이 하고 싶다는 결론에 도달할 거라 봐.
그 과정 속에는
지루한 렙업의 과정도, 눈물을 머금게 하는 인챈 실패의 과정도 포함돼 있겠지.
그러나 그러한 인내와 실패야 말로 RPG의 커다란 즐거움인 거야.
그 고통들은 결국 성취감이라는 아주 거대한 희열로 바뀌게 될 거거든.
인내와 실패를 극복해 낼 수 없는 사람이라면
RPG를 즐길 자격이 없다고 확신해.
RPG를 할 것이라면 목표를 정해.
만렙을 찍겠다, 노블이 되겠다, 영웅을 해보겠다, 10억을 만들겠다 등등 뭐든 좋아.
그리고 긴 시간을 통해 그걸 이뤄 나가.
현수는 1년을 거쳐 영웅을 이뤘고, 현석은 3달을 거쳐 임페셋을 마련했어.
또한 도전을 할 때는 대안을 생각해 둬.
이것 실패하면 접겠다는 결코 대안이 아니야.
나는 8엔젤을 인챈할 때 11크리스라는 대안이 있었고, 12호문을 인챈할 때 아르라는 대안이 있었어.
이 까짓 것 없어도 괜찮다고 생각될 때, 그 때 도전할 자격을 얻는 거야.
RPG를 제대로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야.
특히나 동시에 엄청난 인원이 공존하는 MMORPG라면 더욱.
쉽고 편한 걸 찾고 있다면 가서 슈팅게임이나 해버리라고~!
그러나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향해 조금씩 도전해 나간다면
RPG는 네게 그 어느 게임도 줄 수 없는 거대한 환희와 성취감을 안겨줄 거야.
맞아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각자의 자리를 찾아 하는 게임.
거기엔 필히 자신만의 목표가 수반되어야 하죠.
그리고 목표 달성 과정이 항상 즐거울 수도 없고, 원하는 대로 모두 이뤄지는 것도 아니죠.
전 mmorpg는 겉보기완 다르게 그 자체로 고독한 게임이라는 생각을 해요.
커뮤니티, 친구목록, 메신저 등도 중요하지만 그건 부가적인 유희이고
주된 건, 게임 상 목표를 세워서 스스로 달성하도록 요구하기 때문이에요.
예로, 누가 렙업을 대신 해줄 수 없고, 아덴을 대신 벌어줄 수도, 장비를 맞춰줄 수도 없죠.
다만 게임설정상의 파티사냥처럼 서로 필요로 하는 존재라면 같은 장소와 시간을 공유할 수는 있죠.
요는, 수많은 유저들 중에 자신과 똑같은 방식으로 즐기는 사람은 없다는 겁니다.
나를 위해서 자기 목표를 포기하고 항상 같이, 같은 시간에 즐겨주는 사람은 없어요.
나 재밌으라고 하는 게임이니까요.
자기 생각과 다르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가 없으며, 화낼 필요도 없습니다.
아처형 말대로 rpg는 각자의 목표와 성취감으로 이뤄지는 게임입니다.
mmo라고 해서, 불특정다수에게 의지하지 마세요.
이건 현실에서의 친분관계와는 구별되는 겁니다.
예를 들어 대안도 없이 파산 직전까지 무리한 시도를 한다거나,
조금만 둘러보면 충분히 알아볼 수 있는 것까지 질문하는 습관을 갖고 있다면
즐거움을 위해 하는 게임이, 자신에게든 타인에게든 불쾌감을 전할 수 있습니다.
각자의 취미, 각자의 자산관리 방식, 각자의 사냥 방식 등을 뚜렷이,
즉 단순히 킬링타임이 아니라 각자의 게임목표를 뚜렷이 잡고 서로 이해하며 공존한다면
좀더 의미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2007-04-05 03:48:29
난아직어려요
가끔 무조건적으로 자신의 방식이 옳다고 말하고 그걸 남에게도 강요하는 플레이어는 맘에 안들어- _-a
난 내가 즐겁고 싶어서 게임을 하는거지 스트레스받고 싶어서 하는게 아니거든.
어차피 여가시간을 쪼개어 하는 게임인데 내 시간을 왜 남이 참견해야하는지 모르겠어.
물론 내가 타인에게 피해를 주었거나 타인의 시간을 방해했을때는 얘기가 틀려지겠지만.
내가 잠시 게임을 접은건 게임때문에 내 생활자체가 망가졌기 때문이었거든 ㅎ
아덴때문이 아니라 시간이 문제였지. 중독성을 무시할수가 없어서 ㅠ_ㅠ
이제는 더 즐겁게 게임을 하려고해. 물론 칼사사에 들어온 이유도 그때문이고.
같이있는 시간만큼은 함께 즐겁도록 노력할께 ㅎ
2007-04-07 05:53:50
달려라풍산걸
린2를 베타때 부터 하면서 제 자신한테 느끼는점~~모니터 상에 케릭이지만
자신 성격이 묻어 나온다는거 항상 할때마다 깜짝깜짝 놀라는 점인거 같아요(나만 그렇게 생긱하나 ^^)
사냥 하다 흥분도 하고 성질도 내고 느린 타자로 욕도 하고~~좋은거 먹으면 웃고 아는사람이 멋있다 하면
우쭐해지고 ㅋㅋ 이런 점 하나 하나가 일상 생활에 일부분이 된거 같은 느낌..(중독성이 강하다는것)
그래두 중요 한건 게임은 취미나 여가에 불과 하지 너무 게임에 취해 살면..
취하면 알죠 가끔 이성 잃고.방황도 하고 화낌에 지르고 ㅋㅋㅋ
그니깐 제생각은 쉽게 쉽게 자신 편하게 즐기는 생각을 가지는게 좋겠어요.
스트레스 받으면서 까지 게임을 한다는게 이상 하자 나요..
스트레스 받으면 다른 더 즐거운 뭔가를 찾아보세요..못찾으면 국영수 위주로 공부를 한다 든가 ㅋㅋㅋ
시간이 자나다 보면 모든게 추억이 되겠죠 ^^
아~~저두 가끔 같이 린2 시작 했던 친구들 만나면 황무지에서 친구들과 팟티로
버프 없이 바실 잡을때 생각 하면 그때가 더 즐거운거 같아요(정탄두 쓰기도 아까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