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94] 後記 (8)... 성명 오만객기 ( 1998-07-01 16:09:00 Vote: 10 ) 그 해 여름... 노량진에서 처음 만났지... 그 때는 왜 그리도 만나기 힘들었던지... (물론 그렇다고 지금은 만나기가 더 나은 것은 아니지만...) 정확히 2년... 꽤 오랫동안 함께 했었구나... 죽음조차도 너무 허무했어... 믿기진 않지만, 사실인 걸... 놀랍게도 오늘이 너를 처음 만난 지 2년이 되는 날이로구나... 버스카드의 죽음에 즈음하여... /Keqi/ - 4331년 7월 1일 16시 08분 조회수 0 - 그 해 여름... 우리는 더위와 참 많이도 싸웠지... 살기 위해서이기도 했고... 우리를 주체할 수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고... 5000원짜리 엠티를 치르면서도... 점심값을 남기는 탁월한 선택을 하기도 했고... 새벽엔 학생으로... 오전엔 조교로... 오후엔 선생으로... 그 해 여름... 우린 참 많이도 굶었던 것 같아... 하지만... 우리는 배고픈 것 잊고 살았어... 우리 하는 일에 최선을 다 했잖아... 컵라면 한 개... 초코파이 한 쪽... 우리는 결코 모자라지 않았어... 부둥길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이야? 그 해 여름... 우리는 참 욕심이 많았어... 왜 그리도 할 일이 많았던지... 왜 그리도 하고픈 일들이 많았던지... 왜 그리도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던지... 그 해 여름... 우리의 얼굴은 티 하나 없었지... 화장 없이도... 절세미녀... 절세미남... 걱정이 없어서였을 거야... 우린 우리 삶에 너무나 만족하고 있었으니까... 그 해 여름... 우리는 사랑에 빠졌지...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부둥켜 안고 우리는 서로를 사랑했지... 승자에겐 축하의 박수를... 패자에겐 위로의 박수를... 그리고... 서로의 악수를... 그 해 여름... 우리에겐 참 일이 많았어... 늘 그러지 않았냐? 우리 때만 되면, 뭐든지 바뀌는 거야... 팔자려니 하고 넘기면서도... 왜 맨날 이러는지... 한숨을 쉬긴 했지만... 어쩌겠어, 우리 삶이 그러하다면... 열심히 살아 줘야지... 그 해 여름... 우리에겐 꿈이 많았지... 세상을 다 준다 해도 모자랄 만큼... 우리는 한국 안에 있었지만... 세계를 보고... 미래를 보았어... 우리는 하나였지만... 개체로 보아도 분명 대단했었지... 그 해 여름... 우리는 헤어짐을 알았지... 만남은 헤어짐을 기약하기에... 미련없이 보내면서도... 언젠가 다시 만날 그 날을 기약하기에... 웃으면서 헤어질 수 있었어... 그 해 여름... 우리는 맹세했어... 우리 자신에게 떳떳할 만큼 열심히 살자... 최선을 다 하자... 정정당당하게 살자... 약자에게 너그럽고, 강자에게 당당하자... 믿음을 잊지 말고, 희망을 잃지 말자... 서로 사랑하자... 그 해 여름... 그리고, 지금... 우리는... 본문 내용은 9,752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Post: https://achor.net/board/skk96/12698 Trackback: https://achor.net/tb/skk96/12698 👍 ❤ ✔ 😊 😢 Please log in first to leave a comment. Tag 각 Tag는 , 로 구분하여 주십시오. 14308 754 85 No 분류 파일 제목 성명 작성일 *공지 [Keqi] 성통회 96방 게시판 Keqi 2007/01/30 12712 [GA94] 後記 (14)... 오만객기 1998/07/08 12711 [사악창진] 주노한테 편지가 왔다. bothers 1998/07/08 12710 [GA94] 꿈 이야기... 오만객기 1998/07/08 12709 [GA94] 쌍꺼풀 있는 총각은 안뒤야... 오만객기 1998/07/07 12708 [경화] selley 1998/07/07 12707 [GA94] 後記 (12)... 오만객기 1998/07/07 12706 [sun~] 마음. 밝음 1998/07/06 12705 [GA94] 한 번 해 봐... 오만객기 1998/07/04 12704 [sun~] 마음이 답답할땐. 밝음 1998/07/04 12703 [GA94] 後記 (11)... 오만객기 1998/07/02 12702 [sun~] 나는 어떤 사람인가? 밝음 1998/07/02 12701 [sun~] 여름 아침. 밝음 1998/07/02 12700 [sun~] 믿음, 소망, 사랑. 밝음 1998/07/02 12699 [sun~] 밤을 새우고. 밝음 1998/07/02 12698 [GA94] 後記 (8)... 오만객기 1998/07/01 12697 [sun~] 7월. 밝음 1998/07/01 12696 [sun~] 희망. 밝음 1998/07/01 12695 [GA94] 後記 (7)... 오만객기 1998/06/30 12694 (아처) 진여를 기억하며... achor 1998/06/30 81 82 83 84 85 86 87 88 89 90 제목성명본문분류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