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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cce] Re: 14583 성아에 관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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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
saidt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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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억하고 있는 성아의 모습은,
두꺼운 전공 서적 품에 안고 종강 걸어 올라가며
마치 순정만화처럼 맑은 하늘 바라보며 미소를 짓고
걷다가 아는 사람을 만나면,
과장된 미소와 웃음으로 쾌활하게 인사를 하고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고
근심이 많을 때면 반쯤 감긴눈으로 촛점없이
어딘가를 하염없이 바라보았으며
못마땅하다는 표정으로 아래 입술을 불룩 내밀곤했지.
어쩌다가 선후배 혹은 동기들과 술을 마시면,
술은 잘 못마셔도 분위기를 맞춰주기 위해 잔을 기울였으며
과음이다 싶으면 상냥하게 미소지으며 잔을 사양하고
혹은 그러지 못해 어쩔수 없이 술에 얼굴이 많이 붉어질때면
엄마랑 산책 나간 7살짜리 유치원 꼬마애들마냥
굉장히... 시끄러웠지.
시험이 있는 날이면,
항상 열심히 공부해 놓고
"에이고, 공부 별로 못 했는데 큰일이네."라고 하며
시험 잘 봐서 동기 아이들 약올리고
간혹 시험 시간에 내가 답 좀 가르쳐 달라고 하면
친절하게 답을 가르쳐 줘서 나의 평점을 깍아먹었지.
다리가 안 예쁘다고 항상 투덜댔고
무릎밑 5Cm 이하로 치마 길이가 짧아지는 경우가 없고
눈물도 많았고,
웃음도 많았고,
철없이 사람들에게 친절했고,
1년중 11개월 20일은 항상 밝은 모습이었어.
노트 대신 서류를 들고
친구들 보다는 직장 동료들과 어울리며,
무엇보다도,
오전 일과를 마치고 점심 식사를 한 후
회사에서 이를 닦고
사무실 창 너머로 새어오는 햇빛에
창을 열고 하늘을 바라보며
오후의 할 일을 생각하는 성아의 모습은,
다음 발령이 어디로 떨어질지 염려하는 성아의 모습은,
상/상/이/안/가/
그래도 성아, 네가 무척 보고 싶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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