씁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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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효리 ( Vote: 1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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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를 닫은 이후로 가끔 느끼던 씁쓸함이 차츰 거세어진다.
무언갈 쓰고싶은데 그럴만한 공간이 없다.
내가 내이야기를 공유할수 있으리라 믿었던 곳들이 점점 어색하다.
이곳도. 어느날 아침 눈을 떴을때 어제와 믿기지 않을만큼 달라져버린
눈오는 날의 창밖풍경처럼 내게 너무나 생경한 모습으로 되어버리겠지.
1월말에 중국여행을 간다. 짧게. 그리고 그 여행을 정리하며 다시
내집을 열고싶다.
찾다가 찾다가... 이정도 글이라도 남길곳을 찾다가
아무래도 이곳을 찾았는데... 벌써 이곳도 조금씩 송구하다.
이곳은 내가 모르는 많은 이들이 차지해 버렸기 때문에.
내가 차지할 조그만 공간마저 송구하다.
문득 걸려온 네 소식은 벌써 또 꽤 되었지?

유학을 준비하던 짧았던 시기가 있었다.
그때 만나 스터디를 했던 사람들 대부분이 유학을 떠났다.
그중 한명은 벌써 학위를 끝내고 돌아와 취업을 했고 연수를 기다리고 있다.
그사람과의 오랜만의 만남은 그동안 현실의 하루하루를 지치게 살아가고 있는 내게 확실한 환기를 주었다. 내가보지 못하는 순간에도 많은 사람들은 자기삶을 차곡차곡 쌓으며 오늘도 달려간다. 아직은 달려갈 나이라고 한다.
그러나 또한 그는 되돌아볼줄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달려가기만 하면 달려가는동안의 세월은 잃는거라고
나는 부끄럽다.

달려가지도. 되돌아보지도 않았던 2002년
나름대로 힘들게 버텨온 1년이라 생각했건만 밀려드는 서늘함을 어쩔수없다.
내꿈은 원대하지 않으나 왕성했고. 노련하지 않으나 강렬했다.
그러나 꿈을 이루는 절대 현실에서 나는 포기하고싶은 나의 나약함을 수도없이 보아왔다. 어느새 내꿈은 저멀리 현실을 등지고 있다.

다시 달려야 한다는생각은 변함이 없다.
시간이 갈수록 달릴수만은 없다는 것도 느낄수밖에.
달리면서 더욱 현실에서의 의무를 지켜야 한다는 것도.
결혼이라는 단어가 너무나 커지고 있다.
너무나 무거워서 잘 달릴수가 없다. 그렇다고 포기한다는것은
걸음마가 어려운 아이라서 걷기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
무거워도 같이 달려야 한다
가속이 붙을때까지.



본문 내용은 8,036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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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hor
다른 것은 모르겠다. 다만 네가 여러 모로 힘들어 하던 시절 조금 흔들려 보였던 문장력이 이제는 여유를 찾음과 동시에 제 위치를 찾은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내 삶도 제대로 추수리지 못하고 내내 걱정과 근심이 앞서는 상황에서 누구 삶을 논할 수 있으리. 그러나 가까이 있으면서도 연락이 잘 되지 않는 너를 보며,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문장을 떠올리며 네가 잘 살고 있겠거니 생각하고 있다.

 2003-01-19 07: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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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11/06/1999 04:17:00
Last Modified: 08/23/2021 11:4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