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hor (2024-11-10 18:10:50) View 3 오랫만에 다이어리를 쓰며,
그간 다이어리를 너무 쓰지 않았다는 걸 느꼈다.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생각해 보니,
1. 삶이 좀 바쁘긴 한데, 사실 핑계긴 하다. 시간을 내려면 낼 수는 있었을테니. 아무튼 삶이 좀 피곤한 건 사실.
2. 요즘 책을 읽지 않는 것도 큰 이유다. 먹는 게 없으니 뱉는 것도 없는 법.
3. 공간이 분리되고, 도구가 바뀐 것도 한 이유겠다. 예전 PC로 거의 모든 걸 했던 것과 달리 이제는 모바일 중심이기에 방의 PC를 켜는 일이 거의 없어졌다. 다이어리는 진득하니 앉아 고민하며 썼던 기억들 때문인지 모바일이나 노트북으로는 쓰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4. 내 또래의 직장인보단 그래도 다채롭게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고는 있지만 그럼에도 예전만큼 삶이 새롭거나 신선하진 않다보니 굳이 쓸만한 이야기가 적기도 하겠다.
5. 또 이미 하루에 너무 많은 글을 쓰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다. 하루종일 하는 일이라곤 이메일을 쓰거나 보고서를 작성하는 게 전부인 세상에 살고 있으니.
6. 그리고 세상이 변했다. 세상은 더이상 글로 소통하지 않는다. 사진과 영상의 홍수 속에 글은 어쩐지 진부하고, 올드패션 느낌이 있다. 사진 커뮤니케이션을 선호하지 않는 것과 글 커뮤니케이션 시절에 대한 향수와 아집도 한 이유겠다.
시간이 흘러 내 삶을 추억하기 위해서라도 앞으로는 좀 더 적극적으로 써보겠다는 다짐은 해보는데
여전히 잘 될 지는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