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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모바일 광개토플랜이라 불리며, 몇 달에 거쳐 커다란 이슈가 되었던 주파수 경매에 관하여 간략히 요약 드립니다.
3줄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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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인접 주파수를 획득하여 향후 최고의 서비스 품질을 구현할 수 있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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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는 KT의 절반 비용에 1.8MHz를 확보하여 자금 경쟁력을 갖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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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U+는 저렴한 비용에 가장 넓은 대역폭을 확보하게 되어 당장은 아니더라도 차기에 기회를 모색할 수는 있음
1. 개요
먼저 개념부터 말씀 드리겠습니다.
이동통신을 위해 전파에 데이터를 실어 보내려면 특정 주파수의 사용 권리가 있어야 합니다.
이 주파수는 무한하지만 사용 기술에는 한계가 있어 실질적으로는 한정된 자원으로 분류됩니다.
주파수는 1초에 몇 번 진동하는 지를 나타내고, 예컨대 1.8GHz는 초당 18억 번 진동한다는 의미가 됩니다.
전선을 따라 흐르던 전류는 전선이 끊어진 부분에서 전기적 힘이 공간상으로 퍼지게 되는데,
빛처럼 직진하다가 산이나 건물을 만났을 때 반사되거나 투과하거나 장애물을 끼고 도는, 회절하기도 합니다.
핵심은 회절입니다.
전파는 주파수가 낮을수록 멀리 퍼지고, 회절성도 강합니다.
당연히 낮은 주파수가 좋지요.
다만 주파수의 용도는 국제기구인 국제전기통신엽합에서 정하고, 한국도 이를 따르고 있습니다.
0.3MHz 이하의 초장파, 장파는 해상통신, 표지통신, 선박-항공기의 유도 등 비상용으로 쓰이고 있고,
0.3~800MHz는 라디오나 텔레비전 방송용으로 주로 쓰입니다.
3GHz 이상의 높은 주파수는 회절성이 약해 우주관측이나 군사용 레이더 등에서 쓰이게 되고요.
이동통신용 주파수는 800MHz부터 시작하게 됩니다.
따라서 800MHz는 1.8GHz 보다 전파 도달거리가 길고, 회절성 또한 좋아 기지국이나 중계기를 덜 설치해도 되기에 좋습니다만
국제적으로 4G용 주파수를 1.8GHz~2.1GHz를 주로 사용하고 있기에
이번 경매에서도 1.8GHz에 대한 경쟁이 가장 치열하였습니다.
2. 경매방안
지난 6월 무렵 1안, 2안, 3안 등 안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들으셨을 것입니다.
경매를 어떻게 하느냐,가 초미의 관심사였는데
이는 KT가 확보하고 있는 1.8MHz 영역과 D블록이 인접하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상기 그림에서 KT가 D블록을 확보하게 된다면 1.8MHz 영역에서 광대역을 확보할 수 있어서
광대역 LTE 서비스를 즉각적으로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최근 이야기 되는 LTE-A는 2개 이상의 주파수를 CA(Carrier Aggregation)로 묶어 사용하는 기술로,
속도는 광대력 LTE와 150Mbps로 비슷하지만
LTE-A 전용 단말기를 다시 구매해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반면 광대력 LTE는 기존 LTE 폰으로도 그대로 속도 향상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배터리 사용효율에 있어서도 이득이 된다는 주장도 있고요.
경매안은 최종적으로 4안으로 결정됩니다.
복잡한 조건들이 있긴 한데,
결과로 연결된 핵심적인 것들만 조금 나열하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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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D2블록 확보 시 2014년 7월까지 광대역 LTE의 전국 서비스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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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가 C2블록 확보 시 가지고 있던 1.8MHz 대역을 6개월 이내에 반납
등입니다.
3. 결과
결과는
KT가 D블록을, SKT가 C블록을, LGU+이 B블록을 가져가는 것으로 끝났습니다.
KT는 광대역 LTE를 시작할 수 있어서 서비스적인 강점을 얻었고,
SKT는 저렴한 비용으로 1.8MHz를 확보하였고, (기존 1.8MHz 반납으로 실질적으로 든 비용은 4530억원 정도)
LGU+는 저렴한 비용에 가장 많은 80MHz의 대역폭을 갖게 돼
삼사 모두 승리자다,라고 이야기 되는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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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 D블록 1.8GHz(15MHz), 9001억원
일단 한시름 놨지만, 이거 제대로 산 건지 잘 모르겠어. 15MHz 대역폭을 받는 데 9천억원이나 쓰다니, 요즘 적자인데 너무 많이 썼나? 1조원은 안 넘겼으니 비싸게 주고 산 건 아닐거야. SK텔레콤은 2배나 넓은 35MHz 대역을 나보다 1500억원 더 쓴 1조500억원에, LG유플러스는 40MHz를 4788억원에 가져갔어. 뭔가 손해보는 느낌이 없진 않지만, 꼭 갖고 싶던 주파수였으니 마음만은 기뻐.
괜찮아. 속도를 높이기 위해 기지국을 더 세우지 않아도 되니, 이 주파수의 효과를 감안하면 사실 1조원도 아깝지 않아. 기지국 한 번 까는 것도 힘들었는데 어떻게 이걸 또 몇 달만에 깔아? 차라리 주파수를 사는 게 나았지. 더 높게 불러야 하나 싶어 밤잠을 못 잤는데, 다행이야. 막판에 은근슬쩍 밴드플랜2로 넘어와 1.8GHz 주파수를 싸게 가져간 SK텔레콤 녀석들은 밉지만, 덕분에 나도 더 비싸게 사진 않았으니 조금은 고맙기도 해.
어쨌든 그동안 손 놓고 있던 150Mbps 짜리 LTE를 남들보다 더 쉽게 시작할 수 있게 됐어. 가입자 절반이 몰려 있는 수도권은 제한이 없으니 9월부터 바로 광대역을 시작할 생각이야. 2014년 7월까지는 전국에서 쓰지 못하는 건 안타깝지만, 일단 수도권 지역에서는 시작하니 남들보다 더 빠른 LTE라고 광고해도 문제는 없겠지? 그 동안 이 황금 주파수를 별 것 아니라고 깎아내리면서 사실 입이 간질간질했다고. 빨리 말하고 싶어. “여러분, KT의 LTE는 특별해요. 갤럭시S3나 아이폰5도 75Mbps가 아니라 100Mbps 속도로 가장 빨라요~! 하하하.”
이제 다음 차례는 900MHz야. 광대역 주파수 때문에 LTE 어드밴스드의 우선순위를 조금 미뤄 두었지만, 이제 이것만 붙이면 우리는 기본 150Mbps, 최고 225Mbps의 속도를 내는 수퍼 LTE가 된다고. 참, 여러분! 데이터 2배 혜택은 10월말까지예요, 리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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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 C블록 1.8GHz(35MHz), 1조500억원
자…잠깐. 표정관리부터 하고. 흠흠, 그것 봐. 누가 LG유플러스랑 짜고 경매에 들어간다고 그랬어? 우리도 실속을 챙길 수밖에 없는 사업자라고. 원래 짜고 시작했던 것도 아니고 LG유플러스를 배신하려고 했던 것도 아니야. 여러 상황으로 봐서 우리로도 최선을 다한 경매였어. 이것도 사업이니, 부디 날 욕하지 말아줘.
2.6GHz든 1.8GHz든, 뭘 할당아도 어차피 둘 다 주력 주파수(850MHz)와 묶어 쓰려면 캐리어 어그리게이션을 해야 했어. KT처럼 주력 주파수에 묶는 건 물리적으로 어려우니 보조 주파수라도 좋은 게 필요했거든. 하지만 오해는 말아줘. 1.8GHz가 LG유플러스에게 필요했다는 말은 진심이었어. 다만 경쟁이 너무 과열되면서 주파수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것을 막아야 했기에 울며 겨자먹기로 KT쪽의 밴드플랜으로 바꿀 수밖에 없었다고.
갑자기 1.8GHz로 바꾼 이유가 궁금해? LG유플러스에게 1.8GHz를 줘야 한다는 건 밴드플랜1로 가져가야 한다는 이야기였을 뿐이야. 밴드플랜2로 마음을 돌렸으니 이야기는 새로 시작되는 거라고. 우리는 원래 1.8GHz로 전국에 기지국을 깔고 있는데, 이왕이면 기지국을 처음부터 새로 깔아야 하는 2.6GHz보다는 이미 깔아둔 1.8GHz의 주파수를 조정해서 쓰면 비용이 줄어들지 않겠어? LG유플러스는 우리가 반납할 20MHz 대역 1.8GHz를 할당해주면 되겠네.
어쨌든 주력망에서 주파수만으로 150MHz 속도의 LTE 서비스를, 그것도 전국망으로 할 수 있게 된 KT를 보면 배가 아픈 게 사실이야. 그래도 황금 주파수를 비교적 싸게 샀으니 우리도 손해볼 것도 없어. 정말이야. 나 좋아서 웃는 거 아니야. 그냥 살짝 간지러워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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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 B블록 2.6GHz(40MHz), 4788억원
1.8GHz가 없어도 괜찮아. 나는 원래 ‘유니크’한 주파수에 익숙해. 미래부가 나한테 2.6GHz는 아무도 쓰지 않았던 ‘청정 주파수’라고 귀띔해 줬어. 뭐든 새 것이 좋은 것 아니겠어? 쩝.
그래도 그동안 SK텔레콤이 사람들을 모아 놓고 나도 잘 살아야 한다며, 그러려면 1.8GHz 주파수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해 줘서 고마웠어. 그 주파수를 SK텔레콤이 덥석 가져가긴 했지만, 일부러 그런 건 아닐거야. 나에게 차세대 글로벌 주파수인 2.6GHz를 주려고 그랬던 거였겠지? 근데 다른 나라들은 2.6GHz를 언제부터 차세대 주파수로 쓴대? 혹시 내가 제일 먼저 산 건 아니지?
2.6GHz는 40MHz니 이전에 갖고 있던 850MHz, 2.1GHz의 20MHz와 합치면 80MHz로 우리가 제일 많은 주파수를 갖고 있다고. 남들보다 더 빠른 300(75×4)Mbps의 빠른 속도로 LTE-A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됐어. 기지국을 하나 더 세워야 하지만 말이야. 전국망 LTE 두 번 깔아봤는데, 세 번이라고 못하겠어? 기지국 깔 돈은 이제부터 벌어야지. 누구, 2.6GHz 주파수 기지국 세워본 적 있어?
아, 눈 화장이 번졌다고? 가을이 오니까 알레르기가 심해졌네. 난 괜찮아. 정말 괜찮아. 나는 100% LTE니까.
http://www.bloter.net/archives/162992 (bloter.net 최호섭)
4. 사설
비록 통상적으로 이통사를 바꾸는 경우에는 폰까지 함께 교체하는 경우가 많은 한국 상황이기에
KT가 광대역 LTE를 시작한다 해도 직접적인 KT의 가입자 증대로 연결되는 데에는 제약이 있겠지만
서비스 품질을 무기로 고객 커뮤니케이션 하기엔 역시 KT가 가장 좋은 결과가 아닐까 싶긴 합니다.
또한 기존 9000Mhz의 간선 문제로 타 경쟁사와는 달리 LTE-A 서비스를 못하고 있던 상황이기에 커다란 과제를 해결한 셈이기도 하겠고요.
실제로 주가 또한 KT 상승, SKT 혼조, LGU+ 하락으로 나타나고 있기도 합니다.
저도 곧 2년 약정이 끝날 것인데, KT로의 이동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광대역 LTE에 LTE-A가 결합된다면 역시, 서비스 품질은 최고가 아닐까 싶네요.
다만 이번에 가장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가져간 SKT가
무제한 데이터를 저렴하게 제공하는 등 비용적 측면으로 서비스를 강화한다면
고객 입장에선 큰 차이 나지 않는 품질에서 SKT를 선택할 수도 있겠습니다.
LGU+은 기지국 부담이 있어 이용요금으로 싸우기에 버겁긴 할텐데 지금껏 그래왔듯 감수할 가능성도 높아 보이고요.
- ac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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