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이 된다는 것은
얀손의 말대로 나에게도 역시나
그다지 큰 위미를 주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발생시기의 동일함은
내 생각의 원인이 마치 그것인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하지만 이 하나만으로도
나의 성년의 날은 큰 의미를 갖게 된 것 같아
뿌듯함도 느껴진다.
이틀동안
나에 대하서
예전과는 다른 방향으로
생각을 해보았고
아직도 더 많은 생각을 하고 싶다.
나에게 찾아드는 것은
많은 회의였음을 부인할 수 없지만
그 과정에서 느낀 것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추구하는 것을
나 또한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고
그러므로 나는 그리 특별하지 않다는 것이다.
친구와 철로를 바라보면서
나는 무슨 도라도 깨치려는 사람처럼
무의미함과 자연을 연거푸 이야기했지만
절대 감상적인 것이 아니었다.
1년 반을 지나다니면서
오늘에서야 의미있게 바라본
신촌역의 철로.. 그 쭉 뻗은 철로는
나의 표현력의 미숙함때문에
정확한 표현이 어려운
어떤 색다른 감정을 느끼게 했다.
그것은 물론 감정에 불과했다.
하지만 처음이었다. 이런 느낌은.
아직 아무것도 분명한 것이 없지만
나에게 무언가 변화가 오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 방법으로 내게 떠오르는 것들은
내가 실천하기에 막막한 것들 뿐이다.
난 이렇게 약할 수 밖에 없는 것인가..
생각을 하다보면
꼭 도달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여행..
지금 생각같아서는
한 10일 정도
여행을 하고 싶다.
이곳 저곳 아무데나 발 닫는 데로..
푸.. 물론 가출이 전제가 되겠지만.. --;
그리고 근시일에
한강에 갈것이다.
오늘 건넌 성수대교 근처의 다리는
또 다시 한강에 대한 강한 향수를 느끼게 했다.
한강에 가고 싶다.
물결을 바라보면서
그리고 지나가는 전철들을 보면서
빛을 발하는 가로등 행렬을 보면서
예전처럼 생각에 잠기고 싶다.
아무말 없이 조용히..
이렇게 나의 이틀에 걸친 성년의 날은
대략 40분을 남겨놓고 있다.
영미의 성년됨을 축하해준
많은 친구들에게 정말로 고마움을 표하고 싶고
생각지 못했던 부모님의 선물도
너무나 감사할 뿐이다.
PS==. 아침에 느꼈던
왼손의 허전함은
밤이 되어 다시 매꾸어 졌지만
촉각이 느끼지 못하는
시각적인 어색함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