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처/릴소] 갈솨솨마을 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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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chor ( Hit: 151 Vote: 3 )

醜男時代

못생긴 건 죄가 아니다.
그런데 이 세상은 못생긴 것이 죄가 된다.
세상에 누가 못생기고 싶어서 못생기게 태어났냐?

(그래도 준정이 엄만 준정이만 보면 잘 생겼대.
준정이엄마의 이 한마디에 속아서 준정인 몇 년간을
왕자병에 걸려 살아 왔다. 설마 정준이 엄마가 자식인
준정이 자신을 속이겠냐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 후 준정인 여자란 결코 믿어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얻게 되었다.)


하늘도 무심하시지 설상가상으로 준정인 키까지 작다.
얼굴이 안되면 키라도 카바를 해 줘야 할께 아니야...

160이 말이라도 되냐?
신검갔다가 개쪽 당한 건 이젠 익숙해진 일이라고...
그렇다고 준정이가 돈이라도 많냐 머리라도 똑똑하냐
이쯤되면 준정이는 솔직히 자랑할 것이 하나도 없다.
그저 내세울 것이라고는 남들보다 많이 알고 있는 음담패설뿐이다.

만약 준정이가 2013년에 태어났다면 열성 유전자 보유자로 판명이 되어
난할 10주만에 죽음을 당하고 말았을 것이다.

이런 준정이가 대학교에 들어가자 입학식부터 스타가 되고 말았다.
여자애들은 준정이를 보며

"얘, 너 정말 귀엽게 생겼다.
(어머머 재수없어, 이렇게 생기기도 힘들텐데...)" 라고 했고

남자 녀석들은 준정이에게

"짜식, 성격좋게 생긴 놈이다. 함께 잘 지내보자. (야, 씨발. 정말 작품
이다. 작품이야. 이 놈하고 붙어다녀야 상대적으로 내가 뜨겠다. )"

하며 친근감을 표시했다.

그래 준정이에게 마음대로 돌을 던져라.

'그리고 너! 두번째 줄 존장 촌스러운 노란 셔츠 입은 가시나.
너 지금 나한테 그런 말 할 자격있냐? 내가 봐도 넌 좀 심했다.'

이렇게 해서 시작된 정준이의 대학시절.

그러나 아무도 준정에게 시선을 주지 않았고
준정인 언제나 쓸쓸한 신입생 시절을 보낼 수 밖에 없었다.

미팅 시도? 미팅을 준정이보다 많이 한 사람이 어디있겠냐?
하지만 미팅을 나가서 인사를 하고 나면 얼굴을 확인한 후

"( X됐다. 빨랑 뜨자, 씨빌) 저 죄송해요, 오늘 선약이 있어서 인사
만 드리러 나왔어요, 다음에 제가 먼저 연락드릴께요"
라고 자리를 떠버렸다. 그래도 이건 양반이다. 당돌한 것들은

"솔직히 말씀드리죠, 저 혹시 평소에 주위에서 외모에 대한 말씀 들
으신 적 없으신가요? ... "

이 인간을 만난후 준정인 죽어도 미팅(소개팅)을 안 나간다.

그러던 어느날 과 친구 처아가 준정이에게 오더니
"준정아! 이번엔 짤이야 (틀림없어)"
"뭔대~~~"
"내 친구가 소개 시켜줬는데 너하고 잘 맞을 것 같아!"

준정인 속는 셈치고 처아의 부탁을 받아들였고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그녀를 기다렸다. 별 기대는 안 했지만 그래도 내심 하늘에 기대를
했다.
'신이시여, 제발 이번 한번만 제발 큰 거 하나 걸리게 하소서'

인사를 할때까지 그녀를 보지 않았다. 그리고는 고개를 들었다.

'하하하!! (미치기 직전의 웃음소리) 씨빌 누가 신이 있다고 했는가?'

하늘은 준정이를 배반했다. 준정이 미팅 역사상 최악의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저 두툼한 입술, 발라당 벌어져 나를 바라보는 저 코구멍, 분명 예뻐
질려고 했을텐데 작품을 만들어 놓은 상꺼풀, 오늘이 소개팅임을 알
고 나왔는지 궁금하게 하는 저 환상속의 머리털, 그리고 더 죽이는
것은 이 모든 요소들의 완벽한 부조화였다.

비록 준정이가 이런 말을 할 자격은 아니었지만 준정이두 남자였다.
준정이를 바라보며 외모 운운했던 그 가시나가 문득 떠올랐다.

'오죽했으면 그렇게 했을꼬...'

준정인 그녀를 어떻게 처리할지 괴로움속에서 떨고 있었다. 더 미치는 것
은 이 여자가 준정이에게 호감을 갖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때 준정인 그의 인생에 있어 가장 잔인한 연극을 짜보기로 했다.
그의 평생에 다시는 없을 "여자 차보기" 였다. 그 얼마나 환상적인가.

준정인 즉시 그녀에게 준정이가 알고 있는 모든 음담패설을 해주었고
(그녀를재미있게 해주려고..)
밥도 근사한 곳(춘천 닭갈비)에서 먹었으며 마지막에는 집까지 데려다 주었다.

그날밤 아니나 다를까 그녀가 먼저 나에게 삐삐가 왔고 애프터를 신청했다.
아니 도대체 여자가 남자한테 먼저 애프터를 신청하는 것이 어딨어?
준정인 X도 아니면서 혼자서 그 여자의 당돌함에 내심 팅기고 있었다.
그리고는 고냥 그녀의 삐삐를 씹고 말았다. 준정인 너무도 황홀했다.
'오호! 차는 기분이 바로 이런 것 이구나... ' 매일 딱지만 맞다가

이렇게 상황이 반전되고 보니 기분이 장난이 아니었다.
그런데 그 다음날 처아가 준정에게 오더니

"야! 걔가 너 만나재... "
"(무관심하게) 알아, 근데 나 너무 바빠서 말야"
"어? 이자식 배부른 소리하네... 어쨌든 연락은 해 줘야 할꺼아냐..?"
"어제 하려고 했는데 너무 피곤해서 그냥 잤어..."

준정에게도 이런 모습이 있었다니...
근데 약속날 (12일 낮 2시 서울극장앞) 준정인 약속을 씹어버렸다.

왠지 켕기기는 했지만 '미안하지만 못생긴 죄라고 생각해라'하며
준정인 집에서 비디오를 보고 있었다.

그날 밤 9시였다. 준정이에게 음성이 와서 확인해보니

"저... 경정인데요... 저 아직 서울 극장 앞이거든요. 혹시 무슨 사고가
나서 못 오시는 게 아닌가 걱정이 되서 삐삐를 쳤어요. 이런 생각하
면 안 되지만요... 꼭 좀 메세지좀 남겨주세요..."

그날 준정인 그녀를 찾아 갔다. 그리고는 약속장소가 명보 극장인줄 알고
아직까지 거기에 있었노라고 뻥쳤다. 그녀는 너무나 행복해 하는 모
습이었다. 그후 그들은 거의 매주 만났다.

'그려....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돼'

비록 만날때마다 서로의 모습에 서로 놀라곤 하지만 준정인
그녀에게 언제나 미안한 마음으로 잘해줄려고 노력했다.

3개월후 그들은 비록 헤어졌지만 준정이같은 추남에게는
다시없을 소중한 만남이었다.

THE END AND THANK YOU FOR YOUR READING

SPECIAL THANKS TO
우리 아빠, 엄마, 나의 친구 처아, 어디에선가 행복하게 살고 있을
경정, 그리고 그날 내가 명보극장에 있었음을 거짓 증언해 주신 명보
극장 앞 검정 잠바 암표장사 아줌마,
무엇보다 나의 존장 재미없는 글을 읽어주신 갈솨솨마을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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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글은 조재흥(베트공)님의 글을 리메이크하였음을 알립니다.



자랑찬 칼사사 무적 두목
純我神話 건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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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날의 추억

Date  

First Written: 02/26/2009 00:56:26
Last Modified: 08/23/2021 11:46: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