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식힌다는 핑계로 앉아 있다보니, 오후 11시부터 아침 7시까지
채팅을 하고 말았다. !_!
2시까지 자고 일어나서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다행히도, 그럭저럭
시험은 끝났지만, 내게 딴 짓거리(?)는 치명적인 듯.
요즘은 대화방에서 하루밤을 꼴딱 새버리고 만다. 그냥 적적하다.
어느 누구처럼, 대화방 번개를 유치하고자 함도 아니고, 사냥을 나선
늑대의 몸짓도 아닌, 그냥 누군가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게다.
....
그러던 중, 난 같은 컴퓨터공학을 공부하는 여자를 알게 되었다.
학교 응원단이라는 이 여자는, 혼자 살고 있다 했고, 밤이면 외롭다는
이야기도 아울러 덧붙였다. 가족들은 이민을 갔다나.
어쨌든, 대화방에서 한번 본 후로, 가끔 이야기를 나누긴 하는데
접속하면 내게 꽤나 많은 이야기를 먼저 걸어온다.
혼자라는 건, 사람을 외롭게 만드는지도.
그 여자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속이 터져 버릴 때가 있다.
꽤나 자기 중심적인 어투, 이야기하다가 '안녕' 하고 가버릴 때도
있으며, 그래도 신중히 들어주고 있다보면 자기 마음대로 이야기해버릴
때도 있고. 뭐 이러면 어떻게 저러면 어떨까. 어쨌든, 그 여자는
내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것에 그나마 어느 정도는 심적 위안을
찾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난 생각한다.
내 걱정도 많은데, 남 걱정 들어주다가 끝나버리겠다고.
내 걱정은 어느 곳에서도 이야기못하고 있는데, 이러다가 카운셀러로
직업을 정하는 건 아닐지.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