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요, 나는 아마도 이 시간들을 기억하게 될 것입니다......
비로소, 태어나서 처음으로 비로소 혼자 있는 이 시간, 누구의 시선,
누구에 대한 기다림, 누구와의 끈도 없이 이토록 온전히 혼자였던 지금
이 시간...... 내가 사랑이라고 이름불러 주었던 집착으로부터도 이제
나는 떠나갑니다. 끝이라고 믿어왔던 그 수많은 모퉁이들을 돌아 앞으로
걸어갑니다...... 글쎄요, 나는 감히 예감했습니다. 아마도 먼 훗날
이 날을 기억하며 글을 쓰리라...... 그것은 내 인생의 새로운 장을
열었던 하나의 봉우리 같은 시간이었다고......라면 좋겠습니다.
이 세상에 발을 디딘지....처음으로 나는 내 인생의 한 시간을 시작
합니다. "
공지영 산문집 '상처없는 영혼' 중
"내가 사랑이라고 이름불러 주었던 집착을 이제 떠납니다"
헤어짐은 헤어짐이 아니고, 침묵은 침묵이 아니며, 말은 말이 아니었다.
......
난 많은 일을 하면서, 그것이 예전에 내가 느꼈던 자유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행했고, 내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것들에 대해서도
아무런 여과없이 행하여 오지 않았던가.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면서, 내 자신에게 상처가 되면서 해왔던
많은 일들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
......
무엇보다도 난 그러면 안되는 일들에 대해, 너무 당연하게도...
사실, 사죄하고 속죄할 수 있다면 좋겠다. 그런 무게들은 날 힘들게
만든다. 가끔 그런 이유로, 자살 충동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