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라는 이름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까. 때론 그렇게 말하는 게
너무 낯간지럽지는 않을까. 그렇게 믿었지만 그러지 못할 수 밖에 없는
아니 그렇게 믿었지만 보이지 않는 갈등과 반목 속에서 우리는
점점 '우리' 라는 단어를 쓰기엔 멀어지는 게 아닐까.
우린 한발짝 뒤로 생각하는 법을 잃어버린 게 분명하다. 분명 나이만
먹었지 생각은 몇년전과 다를 게 없던게다. 난 그것이 어떠한 원인에서
왔는지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그리고 애써 생각해내서 되돌리고
싶지도 않다. 세상에서 할 일도 많고 바빠죽겠는데 거기에 투자할
시간에 차라리 잠을 자면 내게 도움이 될 것만 같다. 어차피 그것이
우리의 운명이라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다만 아직도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런 거다.
언제나 시작할 때처럼, 그 때의 느낌을 간직하고 항상 실천할 수 없지만
그 때를 되돌아볼 수 있는 우리이길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