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처) 문화일기 160 Asterix & Obel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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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sterix & Obelix, 클로드 지디, 1999, 영화, 프랑스

미국산 미키마우스를 능가할만한 유일한 유럽진의 희망,
Asterix & Obelix였지만 애초에 별 기대를 하며 봤던 건 아
니었다. 프랑스와 유럽의 명예를 걸고 대규모 자본과 스타가
투입된 블록버스터,란 광고가 횡횡했었지만 그래봤자 아동용
아닌가. 한때는 이런 유치한 것들을 볼만큼 여유롭지 못했던
적도 있었다.

어린 시절 Bat Man이라든가 Superman 같은 것들을 꽤나 좋
아했던 적도 있었다. 명절 때 가끔 그런 영화를 TV에서 상영
해줄 때면 어김없이 녹화를 해놓은 후 두고두고 봤을 정도
니.

그렇지만 내 나이 15살 이후론 그들을 무시했었다. 아무리
거창한 흥행성적표를 들고 온 Bat Man Forever라도 예외가
될 순 없었다. 저런 아동용 영화를 볼만큼 난 한심하지 않
아, 그렇게 혼자 어른스러운 흉내 다 내놓고 내가 한 짓이라
곤 어른스럽게 꾸며 입은 채로 경영이 잘 안 될 것 같은 비
디오점만 골라 성인용 에로물을 사냥해 오는 게 고작이었었
다.

호화 배우들이 등장했다고 하지만 그 어떤 미녀도 보이지
않았었고, Obelix가 짝사랑했던 팔발라가 유럽 최고의 슈퍼
모델 래티시아 카스타,란 사실을 알기 전까진 왜 저런 폭탄
을 공주틱하게 묘사했을까, 하는 생각까지 했었다. 아직 영
화를 배우로써 판별해 내는 건 바보들이나 하는 짓이라고는
생각하긴 하지만 영화에서 배우의 비중을 완전히 무시하는
건 아니다. Asterix & Obelix에선 최소한의 매력을 발산하는
그 어떤 배우도 찾을 수 없었다.

그리고 화면처리. 역시 말로는 첨단 컴퓨터 그래픽을 도입
해 놀랄만한 효과를 보여준다고 자랑하지만 아무런 감흥도
줄 수 없는 첨단은 무의미할 뿐이다. 마치 영화 구미호,와
같다. 이름만 떠들썩했던 모핑기법은 사실 유치의 극치였지
않았던가.

영화가 아무리 허잡해도 음악은 괜찮은 경우가 종종 있긴
하다. 영화 용가리,의 음악이나 애니메이션 라젠카,의 음악
이 그렇단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렇지만 이 Asterix &
Obelix까지도 그런 범주에 들 수는 없는 일이었다. 아마도
영화음악의 진정한 가치는 음악만으로서의 역할이 아니라 음
악을 들을 때 잔잔히 영화의 장면들을 연상할 수 있을 때 비
로소 존재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해본다.

결국 Asterix & Obelix는 내 어쭙잖은 영화감상에 의해 철
저히 저속한 오락물로 폄하된다. 그렇지만 제작진들이 억울
해 하지 않아도 될 까닭은 나 따위가 아무리 쓰레기 같은 영
화라고 말하여도 세상은 눈 깜빡하지 않을 것일 뿐만 아니라
처음부터 오락물로서 세상에 존재하게 된 영화인만큼 오히려
오락물이란 자신의 정체성을 타인으로부터 인정받은 데에 감
사해야하는 게 더 타당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98-9220340 권아처


본문 내용은 9,234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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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02/26/2009 00:56:26
Last Modified: 08/23/2021 11:46: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