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립다 (2009-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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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chor ( Hit: 1985 Vote: 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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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기록하는 일이 갈수록 힘들어 진다.

이해는 한다, 어쩔 수 없다.
이곳에 내 흔적을 남기는 일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이 많아지는 상황은,
내가 나이를 먹어갈수록 많아질 것이 당연하다.

가정과 회사,
삶에 있어서 무엇보다 큰 두 가지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나는 내 고유의 삶을 잃어가야할 것이 어찌보면 당연하고, 타당한 일이다.

당연하게도 나는 시간을 기록하는 것과는 상관 없이
세상의 보편타당한 삶을 살아가고는 있다.

맞다, 그저 기록을 할 시간이 없을 뿐,
삶 자체는 나름의 이벤트와 나름의 고민 속에서 자알~ 살아가고 있다.

들어본 적 있는가.
빌 게이츠며, 이건희며,
자신의 블로그 내지는 홈페이지를 잘 운영해 나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그런 게다.
치열하게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한편으론 많은 것을 놓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고작해야 블로그를 운영하지 못한다고 해서
삶을 제대로 살아가지 못하는 건 아닌 게다.

그러니 나는 그 모든 것을 이해하며, 수용한다.


그럼에도 그리움은 어쩔 수 없다.

이렇게 조금 여유 있어진 일요일 저녁,
또 다시 각박하게 다가올 새로운 한 주를 기다리는 등잔의 밑에선
많은 그리움과 추억에 마주 서곤 한다.

스무 살의 객기로 가득 찼던 그 젊은 날도,
적당한 노련함이 깃들어 졌던 서른의 삶도...

그립다.
지금의 행복감과는 상관 없이
또 다른 즐거움이 있던 나날이었다.


돌아갈 수도 없고, 돌아가서도 안 되는 시간일 지 모른다.
그럼에도 때로는
옛 전우들과 술 한 잔 기우리며 두런두런 추억을 나누고 싶다.

곧 잊혀지겠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립다, 내 사랑했던 추억들이...

- achor


본문 내용은 5,458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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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현석2009-12-16 10:06:44
오랜만에 찾아왔더니 마침 일기를 하나 쓰셨군요.. 또 마침 저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한데 뭉쳤던 날들을 뒤로 하고 시간이 좀 지나니 추억이 되어 갑니다.
각자의 삶을 살아가다가 다시 여유로워지면 또 생각나고 보고 싶고, 만나게 될 거예요. 전 그렇게 믿고 있어요.
좋은 소식이 들리네요. 아처 형 예비아빠 된 거 축하드려요 ㅎㅎㅎㅎ (안 어울려... 어색해..)
저도 어서 정체기를 벗어나서 평범한 삶(!)을 살아야 할텐데, 연말이 되고 또다른 새해를 맞이할 생각을 하니 초큼 우울해지는군요.
다시 웃고 떠들고 싶어집니다. 늘상 그랬듯이 아침 해 뜰 때까지.
앞으로 그 정도의 여유는 또 생길테죠.
잘 지내고 계세요..^^

 achor2009-12-17 11:17:59
공부는 잘 되어가고 있느뇨? 며칠 전 고승덕 공부법을 본 적이 있는데, 새삼 공부가 하고 싶어지더라. 물론 정말 해야 한다면 안 할 것이 분명하지만. -0-
서울에 있다면 연말 송년회라도 한 번 하면 좋겠건만...

그러게. 나 역시 결혼조차도 생경하기만 한데 심지어 아버지가 된다니, 가끔 긴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닌가 의심스러울 때가 있다. 초큼 우울해 하지 마라. 까짓 삶, 그것 한 방에 훅~ 변할 수 있다.

 achor2010-01-30 00:51:12
젠장!
빌게이츠가 홈페이지를 개설할 줄이야!
http://www.thegatesnotes.com/
홈페이지 열심히 운영할게요.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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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Modified: 09/06/2021 17:5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