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미 경기를 보며... (2010-05-03)

작성자  
   achor ( Hit: 4007 Vote: 11 )
홈페이지      http://empire.achor.net
분류      사회

어려운 환경에서 힘든 운동을 하고 있고, 게다가 후배이기도 하여 심적인 지지나마 열렬히 보내고 있지만
사실 이번 경기는 공정치 못했다,고 생각한다.
최현미는 벨트를 지켰지만 시합을 이겼다고는 생각할 수 없다.

물론 시합을 평가한 심판은 나보다 훨씬 더 안목이 있을 것이고, 그들의 의견을 충분히 존중하지만
세계타이틀매치에 자국 심판이 반 수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나
많은 이가 졌다고 봤음에도 오직 자국 심판 채점에 의해 승리한 것이나
뭔가 구린 것은 어쩔 수 없다.

응원하는 최현미가 앞으로는 더욱 실력을 키워
이같은 잡음 없이 승리할 수 있기를 기원하며 이쯤에서 판정에 관한 이야기는 접는다.
다만 먼 땅, 아르헨티나에서 와서 이해할 수 없는 판정으로 패배한 로페즈에게는
진심 어린 위로의 말을 건넨다.
그녀가 이 다이어리를 보고 해석하여 위안을 얻을 확률은 0%에 가깝겠지만.


그렇지만 공정치 못한 것은 공정치 못하다고 말할 줄 알아야 한다고는 생각한다.
주변 한 개인의 극대화된 자기본위적 태도를 봤을 때는 손가락질을 하면서도
그것이 전체화 되어 국가적 쇼비니즘 형태로 나타났을 때에는 입장을 바꿔 자신조차 국가본위적 태도를 취하는 것은
너무도 아전인수적이다.

이를테면 오노의 반칙성 금메달을 힐난하며 김동성에게 무수한 동정을 표하였던 우리가
이번 시합에서 최현미의 승리에 박수를 보내는 것이 그러하겠다.
억울한 김동성을 생각한다면 억울할 로페즈를 생각해야만 하는 것이다.


나는 그저 우리가 조금 더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기를 바란다.
나, 우리의 입장이 기준이 아니라 나, 우리를 버린 객관적인 입장에서 평가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을 평가하는 기준은 곧 나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어야 하고,
그것이 가족, 지역, 국가로 확대된다 하여도 마찬가지여야 한다.

오프사이드를 오프사이드라고 말한 신문선은 지금까지도 TV에서 볼 수 없다.
그의 시끄럽고, 아는 체 하는 모습을 싫어하는 것은 나 역시도 마찬가지지만
그럼에도 그의 퇴출이 오프사이드를 오프사이드라고 말한 이유여서는 안 된다.

가만히 보면
자기 자식의 과실은 친구를 잘못 만난 탓이라고 여겨버리는 부모가 너무 많은 세상이다.

- achor


본문 내용은 5,317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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