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철을 기억하며... (2014-10-28)

작성자  
   achor ( Hit: 770 Vote: 0 )
홈페이지      http://empire.achor.net
분류      문화




신해철은 나에게도 꽤나 의미가 있는 인물이었다.

수능을 한 달 앞둔 고3 시절 어느 록페스티벌에서 직접 만나기도 했거니와
그의 N.EX.T 시절 노래라면 전 앨범의 전 곡을 암기하여 부를 정도는 됐던 시절도 있었더랬고,
스무 살 시절, 거나하게 술에 취해서 친구들과 어깨동무를 하곤 불렀던 노래는 다름 아닌 Here, I stand for you,였으며,
심지어 아내에게 프로포즈 하던 순간 불렀던 노래조차도 힘겨워 하는 연인들을 위하여,가 아니었던가.

물론 아직도 종종 노래방에서 그의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아무튼 그는 나에게도 최고의 가수였던 건 분명하다.


그가 죽었다.
의도치 않게 세상을 떠났기에 아쉬움은 더욱 크다.

그의 장례식장에서 불려지길 바랐다던 민물장어의 꿈.
그 노래 또한 나에게 한 아름 추억이 남겨져 있다.

http://empire.achor.net/board/freeboard/1586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캐나다에 살고 있던 유나씨는
민물장어,란 이름으로 이곳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곤 했었다.
즐거운 기억이었다.

http://empire.achor.net/acwebs/?id=freeboard&starget=psn_id&sword=%EB%AF%BC%EB%AC%BC%EC%9E%A5%EC%96%B4


좋은 추억 많이 남겨 주신
故 신해철 씨의 영면을 기원한다.


민물장어의 꿈
좁고 좁은 저 문으로 들어가는 길은
나를 깎고 잘라서 스스로 작아지는 것뿐
이젠 버릴 것조차 거의 남은 게 없는데
문득 거울을 보니 자존심 하나가 남았네

두고 온 고향 보고픈 얼굴 따뜻한 저녁과 웃음소리
고갤 흔들어 지워버리며 소리를 듣네
나를 부르는 쉬지 말고 가라 하는

저 강물이 모여드는 곳 성난 파도 아래 깊이
한 번만이라도 이를 수 있다면
나 언젠가 심장이 터질 때까지 흐느껴 울고 웃다가
긴 여행을 끝내리 미련 없이

익숙해 가는 거친 잠자리도
또 다른 안식을 빚어 그 마저 두려울 뿐인데
부끄러운 게으름 자잘한 욕심들아
얼마나 나일 먹어야 마음의 안식을 얻을까

하루 또 하루 무거워지는 고독의 무게를 참는 것은
그보다 힘든 그보다 슬픈
의미도 없이 잊혀지긴 싫은 두려움 때문이지만

저 강들이 모여 드는 곳 성난 파도 아래 깊이
한 번만이라도 이를 수 있다면
나 언젠가 심장이 터질 때까지 흐느껴 울고 웃으며
긴 여행을 끝내리 미련 없이

아무도 내게 말해 주지 않는
정말로 내가 누군지 알기 위해


- achor


본문 내용은 3,676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Post: https://achor.net/board/diary/1566
Trackback: https://achor.net/tb/diary/1566
RSS: https://achor.net/rss/diary

Share 밴드공유 Naver Blog Share Button
Facebook에서 보기 

Login first to reply...

Tag
- 죽음: (2003-09-26 23:28:16)- 추억: 그립다 (2009-12-13 23:01:52)

- MV: One Love (2007-11-24 02:11:11)- MV: achorMyth2.0.1.mv.flv (2007-10-22 12:45:11)

- MV: Huh (2010-07-18 21:35:27)- MV: 총 맞은 것처럼 (2009-03-16 07:25:27)

- 신해철: Here I stand for you (2009-05-04 03:45:04)- MV: 노라조를 응원한다 (2011-02-27 06:26:32)

- MV: 이정현과 대학로 Music Factory (2015-02-21 22:11:06)- MV: 통하였느냐? (2016-04-03 10:54:22)



     
Total Article: 1961, Total Page: 273
Sun Mon Tue Wed Thu Fri Sat
      1 2 3
시윤 운동회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이 글의 본질은
20 21 22 23 24 25
26 27 28
신해철을 기억하..
29 30
롤링힐스
31
일상으로의 초대
 

  당신의 추억

ID  

  그날의 추억

Date  

  Poll
Only one, 주식 or 코인?

주식
코인

| Vote | Result |
First Written: 09/27/2001 13:51:56
Last Modified: 09/06/2021 17:51:19
추천글closeop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