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처) 문화일기 137 淸江萬里 (1999-05-08)

작성자  
   achor ( Hit: 1000 Vote: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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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문화일기


『칼사사 게시판』 32389번
 제  목:(아처) 문화일기 137 淸江萬里                                
 올린이:achor   (권아처  )    99/05/08 23:38    읽음: 27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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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淸江萬里, 王度慮, 고려원, 20C 초, 소설, 중국

        얼마 전 무협지가 문득  읽고 싶었었다. 그래서 택한 것이 
      이 淸江萬里였는데, 무려 3부, 총 15권으로 이루어진 대하소
      설이었던 게다. 허허, 읽느라 죽는 줄 알았지. --+

        그나마 그 따분함의 위안이 되었던 것은 이 책은 무협지로
      는 조금 독특한 측면이  있었던 데에 있다. 이를테면 악독한 
      강호 최고수 여성 주인공.

        대개 무협지의  주인공들은 아주 잘  생겼으면서도 무예가 
      뛰어나 언제나 그 주위엔 수많은 여인들이 흩날리고, 악인들
      이 줄줄이  쓰러지는 멋진 선의의 협객이었지  않던가! 마치 
      서양 로맨스 소설의 왕자처럼. --;

        물론 이  책의 주인공도 지상 최대의  미를 지닌 여인으로 
      그녀를 한 번 보기만 하면 누구라도 반하고 마나, 그녀의 파
      탄적인 성격으로  감히 접근할 수 없는  경외의 대상이긴 하
      다. 다만  앞서 말했듯이 그녀는 그다지  선인은 아니다. 이 
      두 가지, 여성인 데에다,  선인이 아니란 것, 그것이 일반적
      인 무협지와는 차이였다.

        대하소설이 그렇듯이 이 책도 삼대에 걸쳐 꽤나 장구한 이
      야기를 주저리주저리 늘어놓았다.  그런데 그 너저분한 이야
      기들이 책을 다 읽고 났을 무렵에는 마치 큰 사건을 치른 후
      에 회상하는 그런  기분, 또는 한 평생  살아온 후에 지나간 
      삶을 돌이켜 보는 그런  기분을 주는 것이었다. 거친 폭풍을 
      가슴에 묻고 있는 느낌이라고 하면 될까나..,

        또 한 가지 주목해야할 것은  이 책이 아마도 페미니즘 무
      협지의 시초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남성보다 강한 여성, 
      그녀는 자신의 뜻대로 남자들의 생명을 저울질한다. 결코 남
      성에 의해 불이익을 강요받지  않는다. 그녀는 오직 강할 뿐
      이다.

        물론 알고 있다. 지식도 없는 상태에서 섣불리 페미니즘을 
      이야기하여 그 가치는 떨어트리는 일은 지양해야겠지만 20C, 
      그것도 유교사상이  남아있는 중국에서 이  정도의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놀라운 일이라고 본다.

        그렇지만 작가의 문체, 수사가  전혀 없던가, 아니면 전형
      적인 한문식,  예를 들어 연꽃이니, 주마등이니,  하는 판에 
      박힌 묘사만이 곁들여진 문체는 꽤 형편없다는 생각을 했고, 
      3부 후반부부터 나타난 사건과 관계없는 주변 인물들의 세세
      한 묘사는  그 집중도를 떨어트리는 것밖에  되지 않아 다소 
      실망하기도 했다.

        무협지는 보통  무예를 주로 다룬 것과  애정을 주로 다룬 
      것, 이렇게 2가지로 나뉘어지는데  이 책은 후자쪽이라서 애
      초에 검이 난무하는 무협지를 읽고자 했던 내 각오와는 조금 
      틀어졌지만 그래도  15권, 모조리 읽고 나니  뿌듯한 기분이 
      든다. 허허. --+




990508 13:30 페미니즘 무협지의 시초.













ps. 아, 그리고 예전 하드 구석에 쳐박혀 있던 글들을 방금전 읽게  
    되었는데 그 중  고등학교 1학년 때 읽었던  책의 목록이 있어    
    여기에 옮겨본다.

    그리고 정말 황당한 건, 그 시절 썼던 연애편지 중에 "내가 가  
    장 사랑하는"이라던가, "세상 그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따위의  
    유치찬란한 문구들이 등장하는데 그  편지를 받는 대상인 여자  
    아이, 그 사람이 누군지 도무지 생각이 나질 않는단 것이다.

    그래도 그 시절 관계가  있었던 사람이라면 아주 희미하게나마  
    기억이 남아있는 게 정상일텐데, 전혀 생각이 나질 않는다. 몇  
    년이 지난 후에 너희들마저도 그녀처럼 내 기억 속에서 완전히  
    사라져 버리는 건 아닌지... 허허, 내 열악한 기억력이여...

     1. 꿈의 신비를 파헤친다
     2. 팡세
     3. 주역
     4. 세계 속의 한국경제
     5. 포스트모더니즘과 비판주의
     6. 포스트모더니즘과 사회과학
     7. 20C를 움직인 사상가들
     8. 소크라테스의 변명
     9. 자기로부터의 혁명
    10. 리더쉽
    11. 일본은 적이냐 친구냐
    12. 미래는 도전하는 사람의 것이다
    13. 어린 왕자
    14. 대망
    15. 삼국지
    16. 중국고전의 인간학
    17. 무기여 잘 있거라
    18. 러셀 인생론
    19. 정신분석 입문
    20. 논어
    21. 카네기 처세술
    22. 유토피아
    23. 케네디가의 가정철학
    24. 군주론
    25. 철학이야기
    26. 행복론
    27. 꿈의 해석
    28.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98-9220340 건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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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09/27/2001 13:51:56
Last Modified: 09/06/2021 17:5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