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사사 게시판』 24263번
제 목:(아처) 문화일기 13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올린이:achor (권아처 ) 97/09/14 01:27 읽음: 33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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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1995, 오병철
지금 읽고 있는 '인도신화' 다음에는
공지영의 원작을 볼 생각이다.
피상적으로 세 여자의 이야기인줄만 알고 있었지,
이렇게 재미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우선 내가 영화를 보면-마치 껄떡 성훈처럼-
빼놓을 수 없는 여 주인공 얘기부터 하도록 하자.
이 영화의 주인공은 여자 셋이었다.
먼저 '지독한 사랑'에서 반했던 강수연,
그리고 '결혼이야기'에서 반했던 심혜진,
마지막으로 전혀 반한 바 없던 이미연.
이렇게 세명이 내 눈을 놓고 각축을 벌였으나
결과는 무척이나 의외로
바로 이미연에게 내 온통의 관심이 쏟게 되었다.
영화에서 이미연은 돋나 귀여웠으며,
특히 셋이서 술 마시며 얘기를 나눌 때의 모습은
정말 압권이었다. ^^
* 여담을 하자면 오늘 낮에 잠깐 MTV의 '여자셋 남자셋'을 봤는데~
헉~ 세상에 이제니가 예쁘다는 얘기를 그렇게 많이 들었으면서도
쉽게 동조하지 못했는데 오늘만큼은 정말 예뻤다. ^^;
여성적 관점에서 보는 남자와 사회, 결혼의 얘기를 느낄 수 있었다.
나 스스로도 그렇게 비난을 쏟았던 영화에 등장한 남성들의 모습이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내 모습인 것을 깨닫게 되어
무척이나 미안하고 부끄러운 느낌이었다.
'신도 남자이다'라는 말처럼
남성 위주로 돌아가는 세상에
여성들이 한없이 불쌍하게 여겨졌다.
나 역시 항상 말뿐이었지,
따지고 보면 몸에 벤 편견을
아직 버리지 못한 채
그들처럼 행동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 또 여담을 하자면 그간 꽤 펴봤긴 했지만
오늘 처음 VANTAGE Lights 100s를 사게 됐다.
20살에 맺게된 혜완, 경혜, 영선의 세친구~
그러고 보면 나 역시 20살에 세명의 친구를 얻게 되었다.
우리도 그들처럼 함께 20대를 원대한 꿈과 희망을 갖고 보내고 있기에
우리의 미래가 어떻게 다가올 지 궁금해 지기도 했다.
행복이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다가올 준비를 해 놓아야 한다는 마지막 말~
공감이 갔다.
역시 말로만 나름대로 준비해 가고 있다고 떠들어 댈 뿐,
전혀 이룬 것 없이 세월만 축내고 있는 내 모습에
다가올 행복이 의심스러워 졌다.
준비를 해야겠다.
그리고 나만큼이라도 좀더 차별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야 겠다.
또 원작도 읽어봐야 겠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난 당당한 자기의 준비라는 목소리로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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