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처) 아주아주 평범한 제목을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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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9220340 건아처

1999. 6. 28. 월요일. 창 밖으로 보이는 선선한 여름.

헤어진 다음날. 이상하다. 새삼스런 이별도 아닌데... 평
소와 달리 가슴 한 편이 무척이나 허전하다. 빨리 누군가를
만나야겠다. 가장 열정적일 여름인데 이렇게 축 쳐서 세월을
보낼 순 없다. 생각하지 말아야지. 생각할수록 약해지는 날
실감한다.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다 쓴 다음에 서로 바꾸기
로 했던 the Nothing Book 생각이 자꾸 난다. 아직 반도 다
못 썼는데... 사진은 그냥 둬야겠다. 아직 내 프린터에 붙어
있는 사진에선 나를 보며 활짝 웃고 있는데... 난 아무리 아
프고 쓰린 기억이라도 지워버리고 싶지 않다. 한 시절의 내
모습을 잊으려 하는 것은 무엇보다 소중할 내 지난 날의 현
재에 대한 포기 같이 느껴진다.

오후.
하루종일 책만 읽었다. 강의 준비 하나 못했지만 그다지
걱정이 되진 않는다. 친구들과 활짝 웃으며 이야기하다가도
창 밖으로 보이는 작렬하는 햇빛만 보면 멍해진다. 왜 그래,
툭 치며 친구들이 물어와도 아냐, 가볍게 대답하곤 만다. 이
상한 일이다...


1999. 6. 29. 화요일. 오늘 하루도 무더울 거라 한다.

이틀째. 이현우의 '헤어진 다음 날'을 집에서 갖고 왔다.
어제 내내 무척이나 듣고 싶었었다.

? 헤어진 다음날, 이현우 ?

그대 오늘 하루는 어땠나요
아무렇지도 않았나요
혹시 후회하고 있지 않나요
다른 만남을 기대하나요
사랑이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닌가 봐요
그대 떠난 오늘 하루가 견딜 수 없이 길어요
날 사랑했나요 그것만이라도 내게 말해줘요
날 떠나가나요 나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어요

어제 아침엔 그렇지 않았어요
아무렇지도 않았어요
오늘 아침에 눈을 떠보니
많은 것이 달라있어요
사랑하는 마음도 함께 가져갈 수는 없나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돌아올 수는 없나요
날 사랑했나요 그것만이라도 내게 말해줘요
날 떠나가나요 나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어요

오늘 하루는 이 노래나 들으면서 보낼 것 같다.


1999. 6. 30. 수요일. 어제는 흐렸다. 오늘은 화창하다.

3일째.
지난 밤, 두 여자를 만났다. 서로에게 공통점과 차이점이
각각 다분히 많은. 신기한 일이다. 이상하게도 최근에는 여
자가 잘 꼬인다.

한 명은 내가 의도하지도 않았는데 나와 스켄들이 났던 아
이다. 친구들 사이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나 본데, 그런
사람과 스켄들이 나다니, 내겐 정말 영광이다. 게다가 그 아
이의 그 화려한 명성을 알기도 전에 그 아이의 쪽지를 받곤
껄떡였던 적이 있는데, 꽤 잘 된 편이어서 지금 껄떡대기엔
한결 수월하고.

그리고 다른 한 명. 나를 전율케 하는 굉장한 아이다. 혹
은 누나. 정확히 나이를 모르겠다. 나이는 그리 중요치 않지
만 긁어 부스럼 만들고 싶지 않은 생각에 물어보고 있지 않
다. 어느 날 쪽지를 받았었다. 소설가 지망생으로 내 소설
같지 않은 소설을 읽었다고 한다. 알게 되면 알게 될 수록
빠져들게 되는 묘한 매력을 갖고 있다. 삶이 나와 꽤나 비슷
한 것 같다.

1999. 7. 1. 목요일. 선선한 편이다.

7월이다.
얼마나 됐다고 벌써 잊혀져간다.

1999. 7. 5. 월요일. 여름.

어느새 일주일이 훌쩍 지나버렸다. 아쉬운 감정과 그리운
감정에 빠져있었던 게 엊그제 일 같은데 벌써 일주일 전 이
야기가 되어버렸다. 무엇을 하고 일주일을 보냈는지 잘 생각
나지 않는다. 다이어리를 보고 납득한다. 아, 그렇게 일주일
이 흘러갔구나...

아직 여기저기 붙어있는 사진들은 그대로다. 가끔 친구들
이 잘 있냐고 물어오면 헤어졌어, 라고 말한 후 후회한다.
내가 무엇 때문에 그런 말을 하지?

1999. 7. 6. 화요일. 32℃까지 올라간다고 함. 젠장.

어제 처음으로 헤어진 후 쪽지를 보내봤다. 특별히 다시
대화하는 것에 대해 별 생각이 없었기에 그렇게 가볍게 보낼
수 있지 않았나 싶다. 그치만 반응은 그다지 따뜻하진 않았
다. 됐다. 이제 끝.

98-9220340 건아처

# 1999년 7월 31일 2시 15분 조회수 34

7월의 마지막 날, 그토록 기다려온 여름이 가고 있어.
아주 허무하게 말이야...

이 글을 너와 헤어진 1달이 되는 날,
그러니까 7월 29일에 올리고 싶었는데
타고난 게으름 덕분에 이제서야 올려.

언제 널 다시 만날까 생각했었는데
네 갑작스런 입원으로 근 2달만에, 지난 24일 만났었지?
네가 아프고, 또 다른 친구들도 많아
이야기 나누지 못해 아쉬워.
언젠가 다시 만나 이야기 나누고 싶어.

부디 행복하게 잘 살길 바래.
너와 함께 한 시간들, 정말 행복했어.
안녕...








98-9220340 건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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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02/26/2009 00:56:26
Last Modified: 03/16/2025 18:44: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