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처) 끄적끄적 37 (1998-02-20)

작성자  
   achor ( Hit: 435 Vote: 5 )
홈페이지      http://empire.achor.net
분류      끄적끄적

『칼사사 게시판』 27968번
 제  목:(아처) 끄적끄적 37                            
 올린이:achor   (권아처  )    98/02/20 01:02    읽음: 28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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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데레크 하트필드와 같은 얘기


아마존 부근의 전설에서 등장하는
'주쿠르'라는 상상의 새는
평생을 통하여 세 번 변화한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새가 변화하면
과거에 봤었더라도 처음 본 것처럼 생각하곤 한다고 한다.

가만히 생각해 볼 지언데
평생을 통해 세 번밖에 변화하지 않은 그 새는
신으로부터 참으로 축복받은 존재란 생각이 든다.

그러고 보면 세상은 너무나도 많이 변해온 것만 같다.
한 때 그 무엇보다도 최고인양 느껴졌던 것이
언젠가부터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지고,
또 그렇게 저급해 보였던 것이
이제는 내 모든 가치인양 생각되니 말이다.

물론 유행에서처럼 어느 정도의 사이클을 가지고
반복과 번복 또한 계속 되고 있다고 느낀다.

그러기에 과거의 기록은 중요한 것 같고,
또 사물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자세 역시 중요한 것 같다.

음...

     2. 목소리

그가 그 정도로 끝냈나 보다.

뜻하지 않게 일이 꼬여버린 지금의 상황에서
난 우선 계획을 장기 유보하기로 결심했다.

사실 그렇게 됨으로써 어떤 오해는 덜 하겠지만
어떤 신선한 충격은 훨씬 반감되어 버렸다.

그러므로 무의미해 진 거다.
목적의 상실은 가치를 박탈시킨다.


     3. 사진빨

푸핫! 유라~
이미 니 사진은 내 입술로 인하여 너덜너덜해 진 상태닷~ 흐흐~
마치 클레어 데인즈 사진처럼... ^^*

나도 한 사진빨 한다는 말을 듣는 편인데... --;
유라도 나 못지 않은 듯 하다. 푸히~

나 이거 참...
사진빨 한다는 소리는 아무래도 안 좋은 의미같아. -_-;

슬프군... 젠장~ ^^*

     4. 변화

지난 1월 말 난 보통의 상태를 훨씬 뛰어넘는
수면량과 식사량으로 인하여
나조차도 놀라워하고 있었다.

아무리 널널하다 하더라도
그리 수면시간이 많지 않았던 난
그 시절엔 잠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고, (허우적허우적 --;)

열악하여 굶는 것에 익숙해 진 내가
마치 프라더 윌리 신드롬 환자처럼
하루에 대접으로 5-6끼를 먹으면서 배고파 했던 것이다.

고진감래라 했던가? 폼생폼사라 했던가?
(음... 춥군~ --;)

이제는 또 상황이 완전히 변해버리고 말았다.

최근 평균 수면시간은 하루 2-3시간으로 극히 적어졌고,
식생활도 다시 굶는 것에 익숙해 져 가고 있다.

역시 변화를 실감하고 있고,
기쁨과 슬픔의 반복 역시 느끼고 있다.

(아. 지금 나 자랑하는 거야! 워낙 자랑할 게 없다보니~ ^^*)


     5. 일기

어제는 그 추억을 상자를 돌이켜 보며
내가 현재 갖고 있는 내 최초의 일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 1986년 12월 21일 일요일 날씨 맑음

10년도 훨씬 더 지난 초등학교 3학년 시절의 이야기,
내 자신의 엄청날 정도의 유치함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난 초등학교 3학년 시절에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 아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일기는 강제적 억압에서 풀려난
중학교 2학년 겨울방학,
그러니까 1992년 2월 5일 수요일로 끝난다.

그 이후부터는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 쓰는 일기가 아니라
내 컴퓨터 속에 나를 위해 쓸 수 있었으니...
아무리 이문열이 일기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쓰는 거라 하여도
나를 위해 썼다고 믿을 수 있는 난 행운이라 생각한다.

아. 몇가지 이곳에 기록해 둘 것이 있다면,

기록에 의하면 난 초등학교 1학년부터 일기를 썼다고 하는데
지금은 사라져 버린 것이 참 유감이다.

또 참 가족과의 삶에 대한 얘기들이 많은 것 같다.
이는 주로 방학 때 많이 썼기에 그런 것 같고.

유치함이 조금은 덜해진 때는 중학교 시절부터인 것 같은데
역시 예상대로 국수주의적인 면이 무척이나 많이 나온다.
또 세상에 적극 참여하려는 의지도 많이 보이고.
아. 중2시절 통장 예금액이 100만원을 넘었다고 하는 기록은
분명 사실일 터인데...
읔~ 그 돈들이 다들 어디 갔는지...
지나간 통장을 찾아봐야겠군.
마치 고종이 숨겨놓은 거대한 양의 금 항아리를 찾듯이~ --;

할 일도 없는데 지금 보유하고 있는 그 최초의 일기를 공개해 보자면,

    -1986년 12월 21일 일요일 날씨 맑음
     제목 : 백일

    내일이 순구 백일이다
    순구는 작은 엄마가 나는 아기이다
    순구 백일잔치에 먹을 것을 엄마, 할머니, 작은 엄마가 만들고 계시다
    순구는 남자인데 참 귀엽다
    순구 얼굴에 흉이 졌는데 그 흉은 자기가 스스로 할킨거다
    그리고 내가 과자를 사로 가는데 상주 애들이 가로 막아서
    발로 어께를 때렸더니 울었다
    상주 아이들은 싸움을 못하나 보다

음...
역시 예상대로 톼와 유치의 극치로군. --+

그 순구란 아이가 지금은 6학년이 된다는 것 같던데
난 그 애를 볼 때면
나도 그 시절에 그랬나 하는 생각이 자주 들곤 한다.

음... 아이들은 유치한 거군. --;
(꺽정(격정)보다 더욱... -_-;)

ps. 진호나 현주를 비롯한 많은 칼사사인들처럼
    나 역시 이젠 여기가 내 유일한 일기장이고. ^^*




     6. 도보 여행

개그맨 전유성이 3개월 간 지리산에서 은거를 하다가
지난 18일 걸어서 서울로 돌아왔다고 한다.

결코 전유성을 천재라 생각치는 않지만
그 자세만큼은 배울 게 있다고 본다.

널널함에도 항상 계획만 세웠다가 단 한 번도 이루지 못한
전국 도보 여행을 해봐야겠다.

몸 하나 들고 출발하여
돈 떨어지면 즉석에서 일하여 벌면서
전국을 도는 일,
생각만으로는 참 괜찮을 것 같다.

널널함을 참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함께 여행을 조절해 보자구. ^^*








                                                              1125-625 건아처

ps. 요즘 들어서 참 그렇다.
    무척이나 내 지금의 생각과 세상 바라봄을 여기에 잘 기록해 두고 싶은데
    말을 많이 하면 안된다는 압박감 때문에
    주저하고 있다.

    보라. 그 날의 일을 그 얼마나 후회했던가!

    검찰측과 김대중에 관한 비난도 퍼붓고 싶고,
    20C Fox사와 직배에 관한 생각들, 모래시계에 관한 느낌,
    또 일기장 이외에 추억들을 보면서 느꼈던 것들도 다 쏟아내고 싶지만
    아직은 참아보도록 하자.

    의외로 난 인내심이 쫌 있으니... *^^*


본문 내용은 10,293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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