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비밀스럽게 지속해 온 연애를, 그리고 결혼을 발표하는 D-Day로
오늘을 잡고 있었다.
미지의 28번째 생일을 맞이하여
회사에서 깜짝 프로포즈를 할 계획이었던 게다.
그렇지만 너무 늦출 수 없던 탓에
계획과 달리 지난 7월 22일,
대표님의 사내 전체메일을 통해 만천하에 드러나게 되었고,
다시 또 다른 계획을 세워야만 했다.
핵심은 깜짝 프로포즈.
결혼 날짜가 얼마 남지 않았기에 제대로 계획하지 않으면
프로포즈를 눈치채고 말 것이었다.
8월 2일, 연애 100일.
마침 3일 차로 대형 이벤트가 연달아 있었기에
일종의 연막작전을 가정한다.
100일 때 곧 생일이 있으니 가볍게 영화나 보고 밥이나 먹자며
작은 실망을 안겨준 후
자연스럽게 그 식사를,
괜찮은 곳으로 가서 깜짝 선물을 내놓으며 프로포즈인 척을 한다.
1단계는 성공.
실제로 8월 2일,
미지 스스로 택하게끔 하여 최고의 프로포즈 장소 중 하나인
남산 전망대 레스토랑으로 향했고,
프로포즈의 멘트를 하지는 않았지만
깜짝 귀걸이를 선물하며 프로포즈인 시늉을 취하는 데까지는 성공했다.
자, 이제 2단계.
이제서야 남산이 프로포즈였다며 기대감을 꺾는 것과 동시에
준비해둔 소극장 깜짝 이벤트를 성공시키기 위해
마치 우연히 소극장 표가 생긴 것처럼 작전을 짜야 한다.
yahon이 동원된다.
밥 먹느라 바쁜 그에게 D-1일 18시 20~25분 사이에 전화를 걸되
내가 무슨 말을 하든 상관 말고 아무 얘기나 하라고 작전을 짜둔다.
물론 지난 주말,
소극장 점검 및 인터뷰 촬영은 끝나있는 상태다.
밤새 MR을 제작하고, 사진을 선별하며, 편지글과 플래카드 시안을 제작하여
D-Day 당일에 겨우 완성한다.
D-Day 당일, 미지는 이미 정보를 갖고 있다.
프로포즈는 지난 2일, 남산에서 했고,
오늘은 어제 직접 내 통화를 들어 알고 있는, 친구가 선물한 뮤지컬을 관람한 후
맛있는 저녁을 먹는 정도의 일정임을.
프로포즈의 기대심을 할 수 있는 한 최대로 낮춘 그 순간,
뮤지컬을 보러 소극장에 입장하여 화장실 좀 들리겠다며 먼저 들어가라는 순간
프로포즈 이벤트는 시작된다.
대형 프로젝트를 통해
시간순으로 나열된 사진이 이어지며 그간의 추억을 되새기고,
진솔한 편지글이 흐른 후
결혼을 청하는 인터뷰 동영상이 상영된다.
영상이 다 끝나면 직접 제작한 MR이 흐르며
내가 직접 등장하여 멋진 세레나데를 부른 후
무릎꿇고 꽃다발을 안기며 프로포즈를 한다.
승락하면 맛있는 생일케익과 와인을 나누고
정성껏 준비한 고가의 생일선물, 넷북이 증정된다. -__-;
자, 닭살 돋지만 최선을 다한 시나리오다.
과연,
성공했을까?
정답은 후에 올려질 실황 동영상을 참조하시라. ^^;
- ac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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