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겨울의 딸기 (2009-11-14)

작성자  
   achor ( Hit: 1832 Vote: 4 )
홈페이지      http://empire.achor.net
분류      개인

아내가 임신했을 땐
한 겨울의 자정이 넘긴 시간일 지라도
먹고 싶다는 건 뭐든 사왔다는
친구 남편들의 이야기를 듣는 건 흔한 일이다.

비닐하우스까지 찾아 가 사왔다던 딸기,
녹을까봐 아이스박스까지 공수하여 구해온 아이스크림,
기타 등등...

아내와 자식에 대한 그 정도의 사랑이라,
대단하다,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남편과 아비의 사랑은 모름지기 그 정도 되어야 함이 당연하다.
그 정도는 할 줄 알아야 사랑,이란 말을 입에 담을만 할 것이다.


그럼에도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본다면,
문제는 또 달라지기 시작한다.

아내,
그 추운 겨울날 자정이 넘은 시각,
사랑스런 남편에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 충분히 예상되는 과제를 굳이 부여해야만 했는가.
남편의 고생을 감내할 만큼 딸기를 먹고자 했던 자신의 욕망이 중차대 했는가.


나 또한 아내가 먹고 싶다는 것이라면
시공과 상관 없이 구해낼 강렬한 의지를 갖고는 있다만

그럼에도 사랑스런 남편의 희생을 발판으로 자신의 욕망을 채우려는
그런 아내라면
과연 희생할 가치가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겠다.

역시
신사와 평등, 양자택일의 문제 앞에 선다는 건
쉽지 않을 문제이리라.

- achor


본문 내용은 5,499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Post: https://achor.net/board/diary/1277
Trackback: https://achor.net/tb/diary/1277
RSS: https://achor.net/rss/diary

Share 밴드공유 Naver Blog Share Button

Login first to reply...

Tag
- 사랑: 문화일기 175 쌍화점 (2009-01-16 00:20:23)- 사랑: 드라마 파파 (2011-08-23 01:21:40)

- 아내: 결혼 1주년 (2010-09-01 02:40:11)- 사랑: 선남선녀 (2009-03-09 03:31:38)

- 임신: 용용이 탄생 (2010-06-30 20:46:28)- 사랑: 운명 (2009-04-22 02:40:32)

- 임신: 프로라이프, 혹시라도... (2010-02-04 03:00:59)- 양성평등: 신사를 원하는가, 평등을 원하는가 (2008-07-10 01:48:48)

- 사랑: 사랑의 방식 (2003-06-14 03:57:20)- 사랑: 해후 (2014-02-03 12:27:07)



     
Total Article: 1963, Total Page: 273
Sun Mon Tue Wed Thu Fri Sat
1 2 3 4
세상의 모든 아.. [3]
5 6 7
8
성당에 발을 디디..
9 10 11
할머니
12
이런 아이가 되.. [2]
13 14
한 겨울의 딸기
루저녀에 대한 단..
15 16 17 18 19
손석희의 마지막 1..
20 21
22 23 24 25
33번째 생일을 보..
26 27
교통사고
28
29 30          

  당신의 추억

ID  

  그날의 추억

Date  

  Poll
Only one, 주식 or 코인?

주식
코인

| Vote | Result |
First Written: 09/27/2001 13:51:56
Last Modified: 09/06/2021 17:51:19